세 번째 제주 한달살기 25일차_2026. 2. 5.(목)
오전 10시에 화실에 갔다.
그리고 싶은 풍경 하나를 고르고 연필로 스케치를 했다.
아크릴 물감으로 하늘을 채우다 보니 12시가 되었다.
붓이 닿을 때마다 색이 조금씩 달라졌다.
선생님과 다른 수강생들과 간간이 말을 섞었다.
물감이 마르는 시간을 기다리며 창밖을 한 번 보았다.
숙소로 돌아와 점심을 먹고 책을 펼쳤다.
정물오름에 다녀올 생각이었다.
전문직 합격 동기 단톡방에 인사발령 안내가 올라왔다.
지난 출장 때 우리 기수 중 두 명은 인턴 발령이 있을 수 있다고 들었다.
문서를 내려 읽어보니 그중 한 명이 나였다.
파견지와 기간은 적혀 있지 않았다.
노트북 화면을 한동안 바라보았다.
책을 덮고 정물오름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우체국에 들러 엽서를 부쳤다.
별을 좋아하는 친구에게 별 사진이 있는 엽서를 골라 내용을 적어 보냈다.
정물오름은 말발굽 모양으로 이어져 있었다.
천천히 걸어도 30분이면 충분했다.
정상에서 잠시 멈춰 서서 숨을 고르고 사진을 찍었다.
친구와 통화를 하며 걸었다.
바람 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넘어갔다.
숙소로 돌아와 저녁을 먹을까 하다가 해 지는 모습을 보고 싶어졌다.
단지 안 작은 정원으로 걸어갔다.
산방산과 멀리 바다가 보이는 자리였다.
그때 나무 한 그루가 눈에 들어왔다.
지난번에는 보지 못했던 나무였다.
잎이 다 떨어진 채 서 있었다.
무슨 나무인지 알 수 없었다.
봄이 되면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한동안 그 나무를 보고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