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행복 공식

기쁨이 오는 길

by 하하연

'행복'을 표준국어 대사전에서 찾아보면

1. 복된 좋은 운수

2.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 또는 그러한 상태.

라고 나와 있습니다.

두 가지의 정의 중 1번은 로또나 아파트 분양, 수상 등 외부에서 어떤 행운이 와야 느낄 수 있다면 2번은 내가 마음만 먹으면, 일상에서 여러 번 느낄 수 있습니다.


평온한 일상에서는 행복의 감정도 흐릿합니다. 하지만 고통이 찾아오면 사소한 일에도 행복을 선명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행복은 독립적으로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앞의 사건을 동반해서 찾아오죠. 예를 들면 얼마 전, 허리 디스크 탈출증과 이석증이 동시에 찾아온 적이 있었습니다. 두 개의 병 모두 처음 겪었습니다. 이석증은 고개를 돌리면 접시를 돌리듯 하늘이 빙글빙글 돌아서 증상이 멈출 때까지 가만히 있어야 했습니다. 어떤 순간에 어지러움이 올지 몰라서 운전도 하지 못했습니다. 허리통증은 더 심각했습니다. 이석증은 사소하다고 여겨질 만큼 큰 고통이었습니다. 허리를 쓰는 모든 동작에서 통증이 시작되었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거나 앉을 때, 떨어진 물건을 주울 때, 식기세척기에 그릇 넣고 뺄 때, 세수할 때, 머리 감을 때, 쓰레기통에 허리를 굽혀 쓰레기를 넣을 때 등. 평소 아무렇지도 않았던 상황들에서 허리가 아팠습니다.


아프면 언제 완치될지도 알 수 없고, 병의 원인을 눈으로 볼 수도 없기에 신체적, 정신적으로 금이 갑니다. 통증은 일상을 마비시켰죠. 행복한지 몰랐던 일상이 그리웠습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나고 통증이 서서히 사라졌습니다. 행복했습니다. 운전하는 일도, 카페에 가는 일도,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을 줍는 일마저도 감사했습니다. 이렇게 행복은 혼자 오는 게 아니라 앞의 상황과 팀을 짜서 옵니다. 똑같은 상황이라도 앞에 어떤 일이 있었느냐에 따라 불행해지기도 하고, 행복해지기도 합니다.


또한 행복은 사람마다 다른 경로로 찾아옵니다. 박재희교수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9라는 숫자를 행복이라고 했을 때, 9에 이르는 방법은 여러 가지이다.

1+8=9

2+7=9

5+4=9

10-1=9

15-6=9 등등


행복을 숫자로 표현하니 명쾌해집니다. 이 이야기를 접하고, 저의 행복 공식은 무엇일까? 생각했습니다. 기분이 울적하면 동네 꽃집에 들러 꽃을 삽니다. (+6) 바로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 사실을 발견한 후에는 쉽게 행복해질 수 있었습니다. 도서관에 가서 책과의 소개팅을 하는 일로도 금방 행복해졌고(+2), 밤마다 일기를 쓰면서도 (+3) 행복에 이를 수 있었습니다.


엄마는 평생 뜨개질을 하면서 즐거워하고, 남편은 러닝, 친구 H는 새, S는 요리를 하면서 행복해합니다. 누군가는 자잘한 일((1+1+1+1+1+1+1+1+1=9)로 행복이 채워지고, 누군가는 큰 경험으로(+9) 행복이 채워집니다.


행복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기에 각자가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오늘의 작은 행복을 발견하고 숫자를 써보는 건 어떨까요? 반복적으로 쓰다 보면 어떤 지점에서 행복을 느끼는지, 나만의 공식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 기록해 볼까요? 나만의 행복 공식 찾기


꽃 사기(6) + 일기 쓰기(3) = 9

-

여행 가기 (9) +0 = 9

-

가족과 금요 외식(4)+ 디저트 먹으며 대화나누기 (2) + 최 씨 유튜브보기 (3) = 9

keyword
이전 10화이별이 남기고 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