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14

-차사장이 말하는 노래방 아르바이트의 모호한 경계선

by 이규만

갖가지로 나를 반듯한 걸로 말하려 들고 여하튼 핑계를 댈 것이다. 이중적이다! 몸은 확 달아오르다가도 서서히 식어가는 불씨에 아쉬워 스멀거리는.

한숨 자고 나니 지혜는 나가고 없었다. 벌써 오후 세 시가 넘어 네 시로 넘어갈 즈음이었다. 정신을 차리자. 이대로 있기에는 아무것도 헤아릴 것 없이 멍한 상태가 되지 않을까. 공황 상태가 오는 것이 이런 경우를 말하는 것이 아닐까. 누워있다, 보니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몸을 뒤척이는 것조차 귀찮았다.

화장대에 앉아 거울을 보았다. 많이 바뀐 것이 이미 전에 내가 아니었다. 립스틱을 찾아 발랐다.

“왔니?”

차 사장이 나를 보자마자 손부터 잡아끌었다. 마치 어디서 사고를 치고 방황했던 자식이 모든 것을 회개하고 돌아왔을 때처럼 맞아 주었다. 꼭 종교의식을 행하는 것 같았다. 성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아무래도 좀 멋쩍고 어색해서 눈을 계속 마주칠 수가 없었다. 그만 좀 하세요. 그래도 나는 너를 받아줄 수 있어. 여전히 호의적으로. 그럼 그렇고말고.

차 사장은 반가워할 뿐이고 그 외에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어느 정도 가만한 눈치다. 다른 여자애들한테서 몇 번 이런 일을 겪어 본 것처럼.

“많이 힘들었지? 내가 잘 아는 곱창집이 있어. 같이 나가자.”

그녀는 바로 정군을 불렀다. 대기하다 나온 그는 정중히 사장 옆에 섰다. 얼굴에는 온통 여드름투성이에 툭툭 붉어진 피고름이 터져 흘러내렸다. 그래도 표정은 호기심이 서리고 긴장한 탓인지 진지하게 보였다. 차 사장은 곧바로 여러 주의사항을 일러주었다.

“술 먹은 손님한테는 그냥 하자는 대로 무리한 요구만 아니면 그대로 해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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