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커레이션 부서 -신입 여사원 미애의 연애사와 이를 비웃는 김계장.
라커룸에서 옷을 갈아입는 시간이 누구는 길고 누구는 짧고 해서 만나는 약속을 하지 않는 이상은 거의 마주치는 법이 없었다.
미애는 자신의 몸매가 최대한 살아나도록 작업복의 허리 곡선을 유난히 강조했다. 그녀가 옆으로 지나갈 때마다 농익은 사과향기가 확 풍겼다. 그런 성적 매력은 얼굴에도 잘 나타나 있었는데 볼 왼쪽에는 제법 큰 점이 굉장히 도드라져 보였다. 하얀 치아를 드러내고 웃을 때는 입귀가 치켜 올라가고 양 볼에 어설프게 들어가는 보조개도 매력적이었다. 일할 때마다 옆에서 느끼는 것이지만 매사 적극적이고 조그마한 일에도 자주 깔깔대고 웃는 모습은 점점 호기심을 자극하였다. 그리고 그녀가 이미 양과 반에서 치즈케이크나 슈크림 빵을 굽기 위해 작업장 밖에 그레이스 오븐으로 자주 왔다 갔다 하는 주철이라는 배합 사를 연모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그녀의 입사 일이 얼마 되지 않아서였다. 그것은 무심코 지나치기만 하여 그리 심각성은 몰랐다. 그냥 그만한 연배끼리가 가질 수 있는 호기심 정도에 불과하려니 했다. 남자인 내가 보아도 주철은 귀공자다운 생김새에 유난히도 얼굴이 하얗다 못해 창백할 정도였다. 일하면서 나만 몰랐던 건가. 미애가 끌릴 만도 하네. 얼른 스쳐 가도 주철이 미소년으로 보였다. 미애는 데커레이션 부에서 신나게 웃고 떠들면서 일하다가도 주철이가 지나쳐 가면 당황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조금은 어수룩하게 다른 동료들은 눈치채지 못하게 하려는 것 같았지만 그 연기력은 빵점 아래 수준이었다. 그 행동이 지나치게 눈에 더 확연하게 드러났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녀가 주철을 마음에 두고 있는 것이 좀처럼 관계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미숙함으로만 점철된 짝사랑으로 이어질 거라 예상했었다. 한 두어 번 그러다 말겠지. 제풀에 꺾여 지쳐 버리겠지. 미애가 주철에게 애를 태우고 있는 모습을 바로 곁에서 지켜보니까 솔직히 어느 정도 걱정스러운 부분도 있었다. 여자가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것 -그녀의 모습이 힘들게 보였다.
그러고 보니 미애의 그런 모습에서 예전 종임의 모습이 그려졌다. 종임은 내 앞에서 울었다. 공장에 들어오기 며칠 전에 일이었다. 그러고 보니 그때가 어렴풋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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