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데커레이션 -8

회사사람들에게 인정받는 마지노선의 선택

by 이규만

이 반장이 복도로 여자를 데리고 나왔다. 얼른 피우던 담배를 비벼 껐다. 여자의 얼굴은 눈물에 흠뻑 젖은 상태였다. 무척 당황했다. 어쩔 줄 몰라하는 내게 그녀는 몇 번씩 고개를 숙였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

“아무것도 아닐 일 가지고 그랬어. 나이를 많이 먹어서 그런지 이제는 정착하고 싶어. 이곳이 내 평생직장이라 여기고 더 이상 옮길 생각이 없거든. 지금 배우는 데커레이션이 참 좋아. 그런데 아직도 혼자 사는 처지라 의지가 약한가 봐. 강해지려고 마음을 고쳐먹어도 잘되지 않아.”

그녀가 아직도 결혼을 못 한 여자라는 것을 그제야 알았다. 그녀는 계속 손수건으로 감싼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울었다. 순간, 어깨까지 들썩거리는 모습이 보였다. 경솔했었다. 한 번쯤 속으로 삭이고 모른 척 넘기는 부분이 정말 내게는 없는 걸까. 이렇게까지 뒤집어 놓아야 속이 후련해지는 걸까. 정말 미안하고 또 미안했다. 내 모난 성격이 정말 싫어졌다.

계속 우는 그녀를 바라보고 있자니 속이 답답하게 올라왔다. 곧 그녀가 세상과 싸워 힘겹게 넘긴 고통을 감히 짧은 시간에 갑자기 이해하려 들었다. 가능한 것이 아니었다.

옆에서 이 반장은 나와 여자와의 갈등을 해소하게 하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다.

“기사 두 분이 계셔서 남자끼리는 잘 통했는데요, 말이죠. 몇 개월 일한 승동이의 경력도 따지고 보면 선임으로 칠 수 있는 것인데, 거꾸로 일을 시키니 기분이 상한 모양입니다. 직장생활의 체계가 데커레이션 부서도 유지되고 있으니 그 점을 이해해 주십시오.”

아이고. 반장님. 저를 무척이나 잘 봐주시네요. 사실은 그런 것이 아닌데. 답답할 노릇이었다. 선임 좋아하고 있네. 젠장. 하마터면 그 앞에서 말하고 싶었다. 내 속내는 그러한 것이 아닙니다. 제 문제입니다.

그냥 넘어갈 일인데. 그녀는 계속 눈물을 훔쳐냈다. 너무 놀라서 그러는 것이겠지. 나는 그때까지도 그녀를 아줌마라고 부르고 있었다.

“아줌마. 내일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일할 수 있으시죠? 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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