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뻥인가? 페르시아 라는 나라도 예전 없던 나라인데 지어낸 거라고?
이 세계에 관한 한 나보다 훨씬 선배고 전문가이기에 매달리다시피 하여 상세하게 물어보고 싶었다. 바쁜 정이 언니를 붙들고 나만의 고민을 털어놓으면 제대로 들어줄까. 다음날에도 그다음 날에도 물어보지 못했다. 그냥 일상대로 갈 뿐이었다. 정이 언니는 그래도 내가 말하면 들어주기는 할 텐데. 그리고 어떤 조처를 해줄지 몰랐다.
언니는 복도에서 나와 마주쳤다. 날 계속 유심히 쳐다봤다. 불안하게 동공이 흔들렸다.
“잘했지? 잘 처리했지? 콘돔만 제대로 끼웠으면 아무 문제없다니까.”
“응. 잘했지. 선생님이 누구인데. 어련하겠어.”
“그럼. 그럼. 역시 내가 보는 눈은 틀림없다니까. 윤서. 너는 처음부터 잘해 낼 줄 알았어.”
언니 콘돔 끼우는 것은 고사하고 말도 꺼내 보지도 못했어. 이제 어떻게? 임신하면 나 잘리는 거야? 빚은 어떻게 갚지?
나는 극도로 불안해서 사후 피임약을 사보려 했었지만, 의사 처방전이 없는 한 약국에서 약사는 절대 불가를 표명하며 내놓지를 않았다. 그저 임신테스터기만 내놓을 따름이었다.
아무 탈 없기를. 그렇게 무섭게 이주가 흘러갔다. 그렇게 남자들과 싸우면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동안 내 뱃속의 이상한 조짐을 차츰차츰 예감해 갔다. 그것은 마치 서서히 내 몸의 이상한 냉기가 차오르는 느낌이었다.
마치 그랬다. 밤중에 자전거를 타다가 외등도 없는 도로 한복판에서 갑자기 닥친 순간이었다. 처음에는 아찔하다가 좀 지나니 기묘한 섬뜩함이 몰려왔다. 길인지 알고 내 달리다가 어슴푸레한 어둠을 안고 도랑에 처박히는 경우였다. 그 구렁텅이는 썩은 악취가 풍겨 나왔다. 콘크리트 외벽에 발목을 접질리고 곧바로 통증으로 아려와 움직일 수가 없었다. 자전거를 버리고 뛰쳐나와야 하지만 페달에 발까지 끼인 상태로 움직일 때마다 접질린 발목 때문에 옴짝달싹할 수가 없었다. 발목의 상태는 의외로 심각했다. 나는 도랑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정이 언니한테 손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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