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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히들 주무세요

by 남상봉

방금 성당 갔다 왔다. 부처님 만나고 코란을 암송했다.

옆 자리에 무당이 앉아 수녀와 고스톱을 치고 있었다. 수드라와 챨리가 끼어들었고 나는 광을 팔았다.

나무 관세음 아멘

미카엘 신부가 아내와 함께 신혼여행을 간다고 미사를 빨리 끝내 나는 광판 돈으로 햄버거를 사 먹었다.

비가 오고 있었다. 아름다운 밤이에요. 비가 내리며 중얼거렸다.

우산을 거꾸로 뒤집으니 세상이 어둠뿐이었다. 집에 오며 알라신을 향해 일곱 번 절하고 예수의 수난을 묵상했다.


나무 관세음 아멘

내일은 사당에 가야지.


속으로 다짐하며 주머니에 손을 넣으니 팔다 남은 비광이 만져졌다.

GO!!

못 먹어도 고!!


비광을 땅바닥에 후려치며 나는 소리쳤다.

어디선가 소리가 들렸다.


선 천자는 위 신이요
악 지자는 하 인 이니라.


뜻을 풀이해 보았다.


선한 자는 위에 있는 신이요
악한 자는 아래에 있는 인간이다.

공자가 원래 했던 말이다.


나무 관세음 아멘

빗 속에서 가만히 보니 미사 드리던 신부와 고스톱 치던 수녀가 입을 맞추며 여인숙에 들어가고 있었다.


미사 때 결혼 한다던 아내가 수녀였구나. 나는 깨닫고 허공을 향해 성호를 그었다.


나무 관세음 아멘.


모레는 절에 가서 예배도 드려야 하는데 좀 바쁘다.


서둘러 자야겠다.


안녕 히들 주무세요.
특히 숙이 너. 잘 자~


나마스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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