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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상봉 Dec 17. 2024

콩트



미국인의 방귀 냄새

1970년대 중반.

용산 우리 동네엔 미군부대가 있었다. 많은 미국인들이 도보로 또는 차로 이동하며 그 위세를 뽐내고 있었다.

우리는 부대의 축제 때 그 안에 들어가 그들의 농구경기나 체육경기를 관람하며 초콜릿 따위나 빵 조각을 얻어먹곤 했었다.

당시 미국이라 하면 신적인 나라였고 미국인은 숭배의 대상이었다.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은 경이의 세계여서 그들이 지나가면 우리는 길을 비켜주곤 했었다.

나는 그때 초등학교 4학년이었다.

그날도 동네를 건너 집으로 오는 길에 미군 남자가 오기에 슬며시 길을 비켜 주었다.

그 남자는 당연하단 듯 내가 비켜준 길을 가다가 두 어 걸음 가더니,
방귀를 뀌었다.

나는 속으로

"어? 미국인도 방귀를 뀌어?"

생각하고,

얼른 달려가 냄새를 맡아보았다.

잠시 후 나는 큰걸 알아냈다.

-미국인 방귀 냄새도 한국인인 내 방귀 냄새와 똑같다는 것을...

그 후로 나는 미국인이라면 무조건 숭배하던 것을 거두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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