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이라는 손님이 찾아오기 전에도 나는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 그 이후로는 음식 하는 일에 더 섬세하게 마음을 쓰게 되었다.
무엇을 먹을지, 어떻게 먹을지, 어떤 마음으로 먹을지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그래서일까. 손이 많이 가는 일이어도 주방에 서는 시간만큼은 늘 기다려진다. 그곳에는 하루를 여는 나만의 오프닝 세리머니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마늘 찧기다. 우리 음식에서 마늘은 빠지지 않는 기본이다. 나는 그날 먹을 만큼만 조리하는 편이라 하루에도 두세 번은 도마 앞에 선다.
마늘을 하나씩 잡고 칼 손잡이로 내리친다. 마늘 몸체가 터지며 향이 번진다. 하루를 여는 작고 단단한 의식이다.
탁탁탁탁 탁탁탁탁
정적을 깨는 소리가 하루의 시작을 알린다.
마늘을 손쉽게 다져주는 편리한 도구들이 있지만 이상하게도 그 손을 빌리고 싶지 않다. 어릴 때 엄마에게 배운 투박한 방식이 좋다. 칼 손잡이를 통해 손바닥으로 전해지는 묵직한 타격감이 짜릿하고 마늘이 으깨지는 순간은 통쾌하다.
알싸한 향이 음식에 스며들 듯 나의 정성도 함께 스며들기를 바란다. 그저 한 끼가 아니라 몸과 마음을 보살피는 시간이 되기를. 그래서 편리함 대신 수고를 택한다.
오늘도 주방에는 기분 좋은 소리가 울려 퍼진다.
잠시 함께 들어볼까요?
마늘은 으깨거나 썰어야 ‘알리신’이 생성되는데, 알싸한 향이 바로 그 성분이다.
알리신은 항균·항산화 작용을 하며 혈액 순환과 면역 기능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 치료 이후 기능의학 병원에서 ’음식 과민성 IgG4 검사‘를 받았고, 그 과정에서 마늘을 24년 10월부터 25년 3월까지 일정 기간 중단하기도 했다.
자세한 건 브런치북 <암과 함께 오늘도 맑음>
‘지속가능한 건강관리-기능의학적 접근’ 글에서 다루었다.
https://brunch.co.kr/@206973c0d8c14d8/2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