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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 로지 Jun 30. 2022

호젓하게

호젓.


오늘은 책을 읽다가 호젓하게 라는 단어를 주웠다. 나는 단어를 잘 줍는다. 사람들은 단어를 줍나? 모르겠다. 나는 주워서 사전적 정의를 한번 보고 내 망태기에 담는다. 나는 한국에서 자라고, 영어보다 한국어를 잘하고, 한국어 능력시험도 봤었고, 한국어로 글도 쓰는데 가끔 내 안의 단어는 50개 정도인 것 같다. 그 50개로 돌려막기 하는 느낌이다. 가끔 아 그래 그거 있잖아, 왜 그거, 응 그래 너도 알고 나도 아는 그거, 라 말하며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단어를 말하지 않는 것이 그 증거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을 때 소름 돋는 정도의 묘사라던지, 내가 쓰지 않는 단어가 자주 나오면 줍는다. 더 무식해지지 않기 위해. 조금 더 많은 글자를 쓰기 위해. 예전에는 그냥 줍기만 했는데 이제는 사전도 찾아보고 가끔은 노트에 적어두기까지 하니 책 한 권 다 읽는 게 시간이 배로 걸린다.


여하튼 오늘 주운 단어는 호젓하게다. 한강 소설을 읽다 주웠는데 (두 번째 읽는 중. 처음 읽는 것과 느낌이 또 달랐다.) 의미는 다음과 같다.


1) 후미져서 무서움을 느낄 만큼 고요하다

2) 매우 홀가분하여 쓸쓸하고 외롭다


호젓한 시골에서 바다를 보는 것은 얼마나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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