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자주 듣는 노래가 있다. 가시 같은 말을 내뱉고, 로 시작하는 노래인데 두 번째 소절에는 '날씨 같은 인생을 탓하고'라는 가사가 나온다. 어느 가사 하나 버릴 것 없는 이 노래를, 그중 저 가사를 특히나 좋아한다.
이 노래를 들은 뒤로 날씨가 좋은 날에는, 오늘은 아무것도 탓할 게 없었다 말하곤 했다. 그러면 정말로 아무것도 탓할 것이 없는 인생 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물론 거짓이지만. 그리고 요즘 같은 날씨에는, 기다렸다는 듯이 탓을 해본다.
언제부터였을까, 인생은 늘 맑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 열일곱에는 맑은 게 뭔지 어두운 게 뭔지 살펴보려 하지도 않았다. 스물둘에는 대부분 화창하고, 또 대부분 비가 내렸다. 하지만 같이 비를 맞아주는 사람들, 우산을 씌워주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어쨌든 흘러갈 수 있었다. 그리고 서른다섯에는 무척 변덕이 심한 날씨와 그런 날씨에 무뎌지려 하는 내가 있다. 오늘 추웠으면 적어도 내일은 오늘보다는 덜 춥겠지. 오늘은 비였으면 적어도 내일은 구름이겠지, 하는 나.
비가 하루 종일 내린다. 오늘은 날씨 같은 인생을 탓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