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by 오 지영

가끔 산문집을 읽다 보면 선생님, 하고 부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주로 선생님과 차를 마시거나 선생님을 뵈러 가거나 선생님과의 지난 추억을 회상합니다. 저한테는 안타깝게도 선생님, 이라고 부를 사람이 없습니다. 나에게 이렇게 살아가라고 조언을 해주거나, 내가 잘못된 길로 빠졌을 때 그 길은 가지 않는 게 좋겠다 말려줄 사람이 없는 것이지요. 그래서인지 책에서 선생님, 이라고 부를 때마다 어쩐지 부러워집니다.


제게도 선생님, 이 있다면 묻고 싶습니다.


선생님, 제 인생은 왜 이리도 흔들리는 것일까요. 흔들리라고 태어난 것이 사람인 마냥 흔들립니다.


선생님, 저는 가끔 아무것도 없는 모래사막을 걷고 있는 것 같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걷고 있는 것 같습니다. 터널의 끝은 있을까요. 그 끝에 가면 반짝이는 무언가를 만날 수 있을까요. 혹여 아무것도 없을 때 제가 실망한다면 제 손을 잡아주실 수 있을까요.


선생님, 올해 저는 크고 작은 선택을 했습니다. 가끔은 두렵습니다. 이 선택이 시간이 지나 제게 어떠한 모습으로 되돌아 올지요. 네모나기도, 세모나기도, 둥그렇기도 하겠지요. 별처럼 너무 뾰족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최대한 모나지 않은 것이 돌아와 나를 너무 아프지 않게 찔렀으면 합니다. 그때도 제 옆에 계셔주실 수 있는지요.


선생님, 아직 매미 소리가 들리지 않으니 여름은 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침저녁으로 따듯한 바람이 붑니다. 이 시기를 우리는 환절기라 부르지요. 계절이 다른 계절로 변화하는 시기. 저는 계절이 그 날씨를 뽐내는 날들 보다 이 환절기를 좋아합니다. 환절기만 되면 몸이 아파오는데도 그렇습니다. 옷을 갈아입는 나무들의 변화를 관찰합니다. 매일이 다르고, 아침저녁으로 다르지요. 그렇게 보다 보면 가는 시간이 아까워 어떻게든 붙잡고 싶어 집니다. 오늘도 한참을 바라보다 괜히 주먹을 꽉 쥐었습니다.



웃기게도 오늘은 내게 있지도 않은 선생님을 부르며,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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