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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 이야기 12: 흐르는 강물처럼

by 이효재

<창세기 2:10~14>

"강이 에덴에서 흘러나와 동산을 적시고 거기서부터 갈라져 네 근원이 되었으니, 첫째의 이름은 비손이라 금이 있는 하윌라 온 땅을 둘렀으며 그 땅의 금은 순금이요 그곳에는 베델리엄과 호마노도 있으며, 둘째 강의 이름은 기혼이라 구스 온 땅을 둘렀고, 셋째 강의 이름은 힛데겔이라 앗수르 동쪽으로 흘렀으며, 넷째 강은 유브라데더라.



물은 막힘없이 흘러야 합니다. 물은 한 작은 근원에서 시작해 바다로 흘러갑니다. 물은 흐르는 동안 땅을 적시고 먹을 것을 생산하고 마른 목을 축여줍니다. 물은 하늘로부터 내려옵니다. 물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주어집니다. 그러므로 그 어떤 사람도 흐르는 물을 막아서는 안 됩니다.


물을 마시는 모든 사람은 단 하나의 근원, 즉 하나님이 창조하신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은혜의 단비를 먹고 삽니다. 물을 마셔야 살 수 있는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가 생명의 근원임을 깨닫습니다.


그러므로 세상 모든 사람들은 단 한 종류의 물, 즉 은혜의 단비를 공유하며 살아갑니다. 물은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축복입니다. 세상은 은혜의 단비 안에서 번영합니다.


물은 에덴동산에서 흘러나왔습니다. 에덴의 생명나무 아래에서 발원한 물은 강물을 이뤄 온 세상을 향해 나갔습니다. 강물은 동산의 땅을 적시고 생명의 양식을 풍성하게 생산했습니다.


시편 기자는 생명의 근원이 된 에덴동산을 아름답게 노래합니다. “그가(하나님이) 그의 누각에서부터 산에 물을 부어 주시니 주께서 하시는 일의 결실이 땅을 만족시켜 주는도다. 그가 가축을 위한 풀과 사람을 위한 채소를 자라게 하시며 땅에서 먹을 것이 나게 하셔서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하는 포도주와 사람의 얼굴을 윤택하게 하는 기름과 사람의 마음을 힘 있게 하는 양식을 주셨도다(시 104:13~15).”


에덴동산을 적신 강물은 고대 인류 문명을 대표하는 네 지역으로 흘러가 풍요롭고 아름다운 땅이 되게 했습니다. 첫 번째 강인 비손은 하윌라(아라비아) 온 땅을 두루 흐르며 순금과 베델리엄(진주), 호마노를 생산했습니다. 이것들은 성전과 제사장의 의복을 장식하는 거룩하고 아름다운 재료로 사용되었습니다.


둘째 강 기혼은 구스(애굽과 에티오피아 지역) 땅을 비옥하게 하는 나일 강입니다.


셋째 강 힛데겔은 앗수르 문명을 탄생시킨 티그리스 지역의 젖줄이 되었고


넷째 강 유브라데는 바벨론 문명 탄생의 배경이 되었습니다.


네 강과 주변 지역은 온 세상을 상징합니다. 강물은 에덴동산 안에 머물지 않고 온 세상을 향해 흘렀습니다. 세상의 모든 문명과 지역은 하나님이 흘려보내주시는 물로 생명력을 얻습니다. 우리가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이 주시는 생명수 덕분입니다.


물은 흘러 흘러 모든 땅을 골고루 적십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선택된 백성 이스라엘 안에 갇히지 않고 그를 통해 이방의 온 세상으로 향해 나가 생명의 번영을 이루십니다. 나의 번영만을 위해 경계에 담을 세우고 은혜의 단비가 흘러내려가지 못하게 한다면 창조주의 뜻에 정면대결하는 신성모독입니다.


생명을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는 유대인이나 이방인이 따로 없고, 남자와 여자가 차별을 받지 않고, 주인과 종이라는 신분의 벽이 무너집니다. 하나님은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만큼 물을 주셔서 갈증을 해갈시켜 주십니다.


에덴동산에서 흘러나온 강물은 종말에 하나님의 성전에서 흘러나와 강 좌우의 생명나무 열매를 맺게 하는 생명수를(계 22:1,2) 상징합니다. 종말을 기다리는 우리에게는 예수 그리스도가 그 강물입니다. 그리스도는 영원히 목마르지 않게 하시는 생수의 강이십니다(요 7:38).


강물이 적신 에덴동산에서 아담이 풍요로운 삶을 누렸던 것처럼, 에덴의 동쪽에 있는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풍성한 생명을 누립니다. 그리스도로부터 흘러나오는 생수의 강, 곧 성령은 나와 이웃이 함께 번영하도록 서로 나누고 서로 섬기고 서로 축복하는 은혜로운 삶을 살게 하십니다. 이것이 창조주 하나님이 주신 생명의 강물입니다.


생명의 강물을 흐르게 해야 합니다. 내 안에 있는 이 강물이 주변으로 흘러갈 때 내 삶은 세상을 적시는 에덴동산입니다.


에덴동산은 하나님이 계신 성전, 곧 높은 곳입니다. 그곳에서 시작한 물은 에덴의 동쪽 세상을 향해 흘러 하나님의 임재 공간으로 만듭니다. 그렇게 하나님의 은혜의 단비는 낮은 곳으로 흐릅니다.


우리도 내 안의 생명의 강물을 낮은 곳으로 흘려보내야 합니다. 낮은 곳을 바라보는 겸손한 마음에서 은혜의 단비가 흐릅니다. 나에게서 흐르는 물을 마시는 사람들이 행복해집니다. 사슴이 시냇물을 마시듯. 이렇듯 은혜의 단비는 나를 통해 흐르는 강물처럼 세상을 적십니다. (글/이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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