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구조를 해줄 줄 알았습니다. 땅속에 매몰된 곳에서도 구조를 사였으니까요. 그것이 사회와 정부에 대한 믿음이었습니다.
결국 손도 써보지 못하고 배는 그대로 바닷속으로 가라앉아버렸던 그때, 10년 전이었군요. 잊혀가던 기억이었는데 이곳을 지나가니 가슴이 아려옵니다.
서망항버스정류장에서 진도항으로 가는 길은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움에 아픔이 섞여있는 감정으로는 복 받히는 설움을 안고 걷습니다.
파란 하늘과 노란 리본, 수많은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더 머물 수 없어 빨리 진도항을 벗어납니다.
팽목항이란 아픈 기억을 지우기 위해 진도항으로 이름을 바꾼 항구는 제주도 직항 1시간 30분 소요되는 산타모니카호리는 쾌속선이 생겼고 이웃섬들을 왕래하는 배들도 있어 차들이 주차장에 빼곡히 주차되어 있습니다. 항구의 규모가 많이 커진 것 같습니다.
산길을 돌아서 가벼운 등산 하듯 바닷길을 걷는다. 나뭇잎에 가려 바다는 보이지 않지만 파도소리로 바다를 느끼며 걷는다.
다순기미탑
여기서 보는 먼바다는 바다 세월호 참사현장이다. 28km, 떨어진 곳이란다. 수평선 너머 바다는 무척 아름답다. 이런 슬픔의 현장은 지나가면서 기가 다 빠져버린다.
숲을 빠져나와 기를 보충하고자 마사마을 정자에서 쉬고 있는데 우리를 뒤따라온 서해랑길을 걷는 한분이 다가왔다.
그분도 우리처럼 스타렉스로 차박을 다닌다고 했다. 올해는 스타렉스를 싣고 가 일본에서 차박여행을 할 것이라 한다. 우리도 일본 갈 생각이 있어서 귀를 쫑긋하며 대화를 했다. 일본 여행 준비로 남편은 일본어를 배운다. 일본어 배울 필요 없어요.휴대폰의 어플만 이용하면 된다고 한다.
이 분은 세계 여러 나라를 캠핑카로 다녀보았다고 한다. 우리는 처음 듣는 이야기다.
1달러 캠핑카 대여 경험이다.땅이 넓은 곳에서 있는 대여방법인 것 같다.
예를 들어 어떤 여행자들이 시카고에서 캠핑카를 빌려 샌프란시스코에 반납을 했다면 제대로 요금을 주고 빌려야 한다. 캠핑카가 다시 시카고로 돌아갈 때캠핑카가 필요한 여행자가 반납하게 하는 것이다. 빌리는 비용은 1달러, 나머지 유류비와 부대비용은 사용자가 부담한다. 4~5인 팀을 모집하여 여행을 한다고했다. 여행비를 줄이는 방법도 다양하다. 이런 1달러 대여하는 곳이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등 세계 여러 나라에도 있다 한다. 비행기표부터 캠핑카대여 식사까지 다양한 예약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적은 비용으로 여행을 다닐 수 있는 정보도 많음을 알았다.
스타렉스 차박여행을 하는 이분과 우리의 공통점이 있다. 첫째 소식이다.점심으로 초코파이와 커피를 마시는 우리 부부, 양갱과 우유를 마시는 그분과는 메뉴가 비슷하다. 준비하기 편하기도 하지만 쓰레기를 줄이기 위함이다. 작은 쓰레기 봉지를 가지고 다니며 철저히 쓰레기를 수거한다.
.
두 번째는 적은 비용으로 여행한다.
그분은 한 달 여행비를 100만의 이하로 쓴다고 한다. 택시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7월 1일부터 진도는 버스비가 무료이다. 버스시간에 맞추어 휴식도 하면서 걸었고 도착 후 1시간 30분이나 되는 시간도 기다린다.
비슷한 유형의 차박캠퍼를 만나니 든든했다. 우리는 우리나라 각지를 여행 다니는 전국구 여행자라면 그분은 세계구 여행자이다. 공통적인 생각은 민폐를 끼치지 않는 것이고 에너지든 음식이든 적게 사용하는 것이다.
진도의 여름은 초록초록하다. 더운 여름에도 집에 있는 것보다 걸을 때가 낫다. 오늘은 초록바람이 불어 더 걷기 좋은 날이다.진도는 너무 깨끗하다. 자연이 싱그럽다.
서해랑길 10코스
진도의 주민들께 감사드린다.
봉암저수지의 한 정자에서 쉴 때 노인회관에서 찬물을 주시기도 했고 종점인 가치마을에서는 수박을 나눠 주시기도 했다. 더운 날 생명수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