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고흥에서 제일 좋아하는 곳은 팔영산 편백 치유의 숲입니다. 피톤치드 가득한 편백림에 걷기 좋게 조성된 길, 그리고 숲 속 쉼터, 풍욕장, 맨발 숲길 등 여러 가지 시설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남편과 같이 왔습니다. 남편은 편백림으로 유명한 장성 축령산보다 이곳이 더 좋다고 합니다.
오늘은 숲 속의 작은 음악회가 열린다고 하여 겸사겸사 왔습니다. 입구부터 호수가 있어 마음을 촉촉하게 젖어듭니다.
치유의 숲 입구에서부터 음악소리가 들려 산속음악회 무대 앞으로 갔어요. 팬플룻 하시는 동호회 분들이 리허설을 하고 있었는데 언제 들어도 팬플룻 소리는 참 좋아요. 마음과 마음이 부른 먼 곳에 있나요?를 합주하시는데 우리 젊었을 적 좋아하던 노래라 귀를 쫑긋 세우고 다가갔어요.
어쩐지 편안해 보이는 이 의자, 바닷가에 있으면 비치의자고 숲 속에 있으니 산림욕의자라고 하겠습니다. 저는 이 자리에 앉고 싶은데 누군가가 미리 자리를 잡아 두었네요. 좋은 자리에 물건을 얹어두고 있는 행태는 공연장 어디서나 있습니다. 씁쓸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공연장 맨 앞자리를 잡았습니다. 1시간가량 시간을 기다려 공연이 시작되었고 첫 순서는 숟가락난타입니다. 거북이의 노래 빙고에 맞추어 숟가락난타를 공연했는데 나도 그 동작을 따라 해보았습니다. 4박자의 장단에 맞추어 리듬을 치니 따라 할 수 있는 리듬이어서 좋았습니다. 듣고 보는 것보다는 따라 하니 기분이 한층 업그레이드됩니다.
두 번째 순서 가수 신나라의 무대입니다. 트로트가수일 줄 알았는데 아닙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노래 딜라일라, 질풍노도를 감성적이게, 또는 신나게 흥겹게 부릅니다. 한마디로 다이내믹합니다. 남편은 기립박수까지 치고 사회자로부터 태도가 좋다고 칭찬을 받았습니다.
다음은 국악팀, 퓨전음악을 하는 젊은 팀, 가야금, 해금, 장구와 창을 4명으로 구성된 젊은 여성 그룹이다. 국악풍으로 부르지만 맑고 감성이 풍부한 그 목소리는 가슴속으로 훅 들어와 나의 마음을 녹여내고 있다. 머지막 곡인 나의 어머니는 가사와 더불어 어머니라는 단어 때문에 더욱 울림이 있습니다. 천상의 목소리입니다.
고흥의 딸이라는 신예 오은혜가수, 발랄함이 좋다. 고흥의 딸답게 고흥으로 오세요.라는 곳을 부른다.
숲 속을 산책하시던 분들이 음악소리를 듣고 한분 두 분 자리에 앉으신다. 박수소리, 환호성 아낌없이 보내주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