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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희 Jun 25. 2024

고흥에 빠지다-수국과 능소화의 향연-장수호 힐링정원

고흥에 있는 전남 민간정원 7호 장수호 힐링정원을 찾았습니다. 1호 민간정원 쑥섬과 더불어 수국이 예쁘게 피어 있는 곳입니다. 우리 집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곳이지만 오늘 처음으로 방문하였습니다. 가까이 있어 그 소중함을 몰랐다고나 할까? 가을에는 천만 송이 국화축제가 열리는 곳입니다.


능소화가 만개한 고즈넉한 매표소 입구는 아름답습니다. 입장료는 일반인 5000원, 고흥주민 3000원인데 입구 매표소에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전화를 하니 백의영대표께서 받으셨고 계좌이체로 하거나 입구에 있는 현금함에 3000원을 넣을 수 있다고 하십니다.  항상 지키고 있을 수는 없다고 하셨는데 평일 오후, 지금 방문객은 우리 부부뿐이라서 말씀은 안 하셔도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수국이 싱그럽게 피어있는 길을 따라 올라갔습니다. 툭 치면 몸으로 옮겨와 손과 옷에 고운 보라 분홍색으로 물들듯합니다.

여러 종류의 아름다운 자태의 수국들이  피어있습니다.


꿀벌들이 잉잉거리며 이곳저곳 날아다닙니다. 그들만의 맛있는 진수성찬 즐기고 있습니다. 생물학과 출신인 남편은 벌들이 자연환경을 지켜야 생태계가 잘 보전된다며 벌을 참 좋아합니다.


수국이 핀 길을 따라 올라갑니다. 길가에 자연스럽게  심어진 수국 나라

예쁜 왕국 속으로 들어갑니다.

반겨주는 것은 수국과 벌들 뿐인

고즈넉한 화원을 걸어가니 신비스럽기까지 합니다.


정말, 여기 오길 참 잘했습니다. 글 쓰고 평생학습관 가고  비조차 내려서 좀이 쑤시던 오늘

가까이 있어 귀한 줄 몰랐던 이곳으로 발길을 들여놓은 것은 참 잘했습니다.


수국 속에 빠져 드는 길, 봉숭아들도 잘 자라고 있는 길


넓은 공간이 나타납니다. 무대가 있고 인조잔디 썰매장이 있습니다.


왼편으로는 외나무줄타기 기구도 있어요. 그 아래로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


이런 돌탑들이 정원 곳곳에 세워져 있으며 식물들이 돌탑을 감싸고 자라는 곳도 있습니다.


커다란 삼나무, 작은 삼각지붕 쉼터 둥근 그네. 테이블과 의자들


커다란 나무에 줄을 맨 둥근 그네가 두대 있는데 그네를 타니 참 좋습니다. 6살짜리 3살짜리 아이가 됩니다. 인생은 60부터이니까요.

뭐라 표현하기 힘든 에너지가 쏟아져 나옵니다.


음악이 흐르는 카페도 텅 빈 공간

시골 장터의 국밥집 같은 정겨운 분위기입니다.


야자매트를 깐 걷기 좋은 언덕길입니다. 예쁜 색의 수국들, 햇볕이 좋은 곳에선 수국들은 조금씩 색을 바라 갑니다


능소화핀 조망터, 오늘 장수호의 물은 바닥이 드러났습니다.  탁 트인 조망은 좋습니다.


쉼터에 앉으니 기분 좋은 바람이 불어옵니다. 땀이 고마운 바람에 다 씻겨 나갑니다. 남편은 햇볕에. 나는 그늘에 앉습니다. 바람은 우리 모두에게 불어 줍니다. 햇빛에서 즐기는 시원한 바람의 맛을 아시나요? 산에서 부는 바람의 맛입니다.

바람이 좋다. 진짜 좋다


가벼운 운동도 되는 언덕을 오릅니다.


정자쉼터와 그 앞의 귀나무입니다. 장수호가 내려다보이는데 오늘은 자귀나무에 정신이 집중되어 사진은 자귀나무만 찍었어요.


바늘꽃과 홀로 예쁜  자귀나무


구석구석 돌탑을 쌓고 그 돌탑에 능소화와 디ㅡㅁ쟁이등 식물이 타고 올라가게 만들고 쉼터와 어린이들이 놀 수 있는 여러 놀이 시설을 꼼꼼하게 갖추어 놓으시고 명어들도 쉼터마다 붙여 놓으셨습니다.

황칠나무 숲길을 청량한 공기를 마시며 오릅니다. 매트가 깔린 이후의 길들도 있지만 뱀이 나올까 두려워 더 이상 안 간다는 남편의 말에 웃으며 수국길로 되돌아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무대 앞 쉼터에 앉아 시원한 숲바람을 맞으며 쉬고 있을 때 백의영 대표님께서 오셨습니다.



2005년 대한민국 아름다운 숲에 선정되어  은상을 받으면서 부상으로 받은 1500만 원으로 수국을 심으셨다는 대표님은 민간정원을 운영하기 어려우나 주위 분들의 도움이 있어 힘을 내고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지인분께서  주신 접시꽃

일을 도우러 와 주시는  여성봉사자 2분 등에 대하여 말씀해 주시면서 작은 도움을 감사해하십니다.


큰 아드님은 목회자이시고 주변에 사시는 둘째 아드님이 많이 도와주고 있다고 우리가 탔던 그네라든지  어린이들의 놀이 공간등을 아드님의 아이디어를 내시어 만드셨답니다. 그리고 이 정원을 운영하는데 1등 공신은 부인이라 하십니다. 고흥읍에서  침구집을 운영하시는 부인께서 민간정언 운영에 많은 도움을 주고 계신답니다. 정원운영비에 대표님과 지인들의 노동으로 예쁜 정원은 유지되지만 아직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이 많지 않답니다. 대표님께서는 홍보부족을 그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자신은 정원 가꾸기에는 자신이 있어도 홍보하는 데는 재주가 없다고 하십니다.

넓은 정원을 75세인 대표님의 힘으로만 운영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찾고 정원이 원활하게 운영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국가정원이나 민간정원이나 국토를 아름답게 꾸미고 국민의 정서를 가꾸어 주는 것이기에 민간정원을 가꾸는 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충분한 지원이 있기를 방문객 수가 늘어나기를 기원합니다.


나오는 길에 보니 용송이 있는데요. 80년 된 소나무래요.


 정원 가기 전에 연꽃단지가 있습니다. 민간정원이 아니고 장수호의 시설인 것 같습니다. 연꽃이 피면 예쁠 것 같아요.


전남 민간정원 중 두 번째 방문지 장수호힐링정원이었습니다. 혹시 고흥 오는 길 있으면 수국철이나 가을 들국화 필 때 들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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