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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솔 Aug 24. 2023

문득

아침 일찍 세 식구가 빠져나간 집안을 정리하고 있자니

문득 "행복"이란 참 별거 아닌데

멀리서 다른 곳에서

더 큰 데서

"행복"을찾아 헤매는

인간의 속성이란 하며 웃음이 났다.

밥 투정하는 콩이 녀석한테

얼른 고기 한 점을 삶아  먹여

유치원 보내고

먹고 산다고 출근하는 아들의 넓은 어깨를

안쓰러움과 대단함으로 배웅을 하고

퇴근 후 아들 혼자서 먹어야 하니

갈비찜을 올려놓고

된장 하나 끓여놓고

널브러진 아들방을 정리하고

여기저기 펼쳐놓은 녀석의 장난감을 주워 담아놓고

한숨 한번 쉬고

미소 한번  짓고

청소기 한바탕 휭 돌리고

탁구공만큼 나오는 녀석의 털을 털어내며 웃고

남편이 돌려놓고 나간 빨래를 건조기에서 꺼내

남편옷

아들옷

내 옷을

반듯하게 접어 놓으니

오늘따라 자꾸 가까이

그리고 잠시 스쳐가는 "행복"이 웃음 짓게 한다.

된장찌개는 뽀글거리고

갈비찜은 익어가는 듯 제법 구수한 풍미를

풍긴다.

세 식구  빠져나간 조용한 집안은

선풍기 소리만 날아다니고 있다.

커피 한잔에 탁구공 만한 얼음 세 개를  넣고서

비로소

아아 한잔을 즐기는 여유를 만끽하고 나니


그래 "문득" 잠깐잠깐  스치는   이

"행복"을

맛보려고 오늘을 사는 거구나

멀리도 아닌 오늘 아침에 다가온 "잠시의 행복들"

내게 온 오늘의  평안들

비 온 후 스며드는듯 조용히 다가오는 가을처럼

고맙고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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