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보양온천호텔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어린이 수영단에서 수영 연습을 하고 있었다.
당연히 나보다 수영실력이 매우 뛰어났다.
8살쯤 되어 보이는 어린아이들이었는데 아이엠을 50미터 레인에서 완주한다.
나는 25미터도 헥헥대면서 간신히 하는데 정말 대단해 보였다.
20분쯤 지났을까 한 어린이가 힘이 드는지 울기 시작했다.
한 아이가 우니 다른 몇몇 아이들도 눈물을 글썽이기 시작한다.
코치는 우는 아이들을 달래주지 않고 계속해서 연습을 시켰다.
어떤 아이는 "코치님 미워."라고 항의도 했지만 코치는 미동도 안 했다.
속으로 내심 야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아가들인데 너무 했다.
그런데 울면서도 아이들은 코치의 지시에 따라 수영을 계속했다.
계속 흐느끼면서 수영을 하는 아이들이 너무 안쓰럽기만 했다.
부모들도 지켜보고 있었는데 아는지 모르는지 멀리서 보고만 있었다.
그렇게 50분을 꽉 채워 수영 연습을 마친 어린이들 얼굴이 마침내 웃음기가 번졌다.
아까 울면서 하던 아이들도 이제는 눈물을 거두고 연습이 끝났다는 것에 기뻐하는 듯했다.
이 장면을 지켜보면서 깨달은 바가 크다.
이렇게 수영 연습을 안 하면서도 늘지 않는 수영실력이 재능 때문이라 치부하곤 했다.
수영을 아이가 5살 때부터 했으니까 벌써 7년이다.
코로나 시기를 뺀다고 해도 5년인데 아이엠 한 바퀴 돌고 오면 기절할 지경이다.
술 마시고 다음날 힘들다고 중간에 쉬고, 잠을 못 자서 수면부족이라고 또 중간에 쉰다.
이렇게 하다 보니 내 수영실력은 늘 제자리이다.
중급반에서 올라온 친구들이 다 나보다 잘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생각해 보면 꼭 수영만이 아니다.
매사에 조금이라도 힘들면 포기하거나 망설이는 내 모습이 떠올랐다.
이제 아무리 힘들어도 울면서 하는 일이 있더라도 해내는 사람이 되어 보기로 결심한다.
나는 해내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