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중 수영장 에피소드
수영을 좋아하다 보니 여행지에서도 꼭 수영장을 찾는다.
작년 해남여행 때는 조오련수영장을 갔었다.
지방 수영장은 멤버교체 없이 오래 다닌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수영을 다들 잘했다.
이번 여행에서 기대는 수영장 레인이 50m였다.
수영 시작하고 50m는 처음이었다.
안 해본 곳이니까 최대한 컨디션 조절을 위해 천천히 자유형으로 한 바퀴를 돌았다.
오! 턴없이 직진 50미터가 오히려 호흡에 안정감이 생겼다.
혹시라도 무리가 될까 봐 조심조심 한 바퀴씩만 돌던 중 초급인 듯한 분이 걷기와 자유형을 번갈아가면서 헥헥대며 돌고 있었다.
동해보양온천호텔 내에 있는 수영장인데 선수들 연습도 하고 있어 자유레인이 두 개밖에 안 되었다.
초중고급 섞여 수영을 하지만 인원은 많지 않아 쾌적했다.
45분쯤 돌고서 안면이 생긴 초급인 듯한 분과 인사를 나눴다.
그분은 인사대신 뜬금없이 수영 지적을 했다.
자유형 할 때 물소리를 안 내면 더 좋겠다고 했다.
물론 앞에 정중하게 '잘하는데'를 붙였다.
대꾸하기 싫어 네! 하고 말았는데 속으로 욕이 삐져나왔다.
자기나 잘할 것이지..
이 일이 있으면서 또다시 반성을 했다.
누군가에 대해 꼭 말해주고 싶은 것이 있더라도 그것이 칭찬이 아니라면 참아야겠다.
나는 내 말만 하는 어른이 안 되겠다.
나역시도 늘 다짐하지만 어느새 선을 넘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들은 항상 나보다 잘하고 있다.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