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을 던지지 말라니까요!"
시쌤이 답답하다는 듯이 나를 쳐다보며 한 소리했다.
"손으로 물 잡기를 해서 허벅지 뒤로 자연스럽게 넘어와서 팔을 스무스하게 들어 올려서 앞으로 내밀라고!! 팔을 던지지 말고"
"네네!"
대답은 하지만 굳어버린 내 팔꿈치는 각이 세워지지 않았다. 롤링은커녕 자연스럽게 끌고 오려고 하다 보니 오히려 더 부자연스럽게 좌우로 기우뚱했다.
"마스터 반은 초급 때랑 다르다고요! 언제까지 초보처럼 수영할 거야?"
초급반 때처럼 한 명씩 자세를 잡아주면서 수영쌤의 코칭이 시작되었다.
보통 마스터반은 강습을 해주지 않는다. 운동량만 채워주기 위해 몇 바퀴 돌라고 하고 자세는 내버려 두는 경우가 많아 내 맘대로 수영한 지 좀 되었다.
그러다 보니 이제 와서 자세 교정을 하려니 너무 힘이 들었다. 수영을 본격적인 운동이라기보다 반은 물놀이로 다니던 내게 시쌤은 너무 혹독하기만 했다.
이제 호텔 가서도 제법 멋져 보이게 놀 수준은 되었는데 이 정도면 된 거 아니야? 내가 선수를 할 것도 아니고 말이지. 속으로 투덜대면서도 시키는 대로 물 잡기를 해서 팔을 롤링을 하여 앞으로 스무스하게 내려놨다. 물론 반대편 손이 물에 잠기지 않게 신경 쓰면서 발차기도 하면서 해야 한다.
그래도 시쌤의 표정은 영 아니라는 듯 못마땅하다.
수영을 몇 년 하다 보면 자유형으로 50미터 10바퀴 정도는 쉬지 않고 갈 수 있게 된다. 발차기를 많이 안 하게 되는 요령이 생겨 체력안배가 되기 때문이다. 운동이 제대로 되려면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발차기를 열심히 해야 한다. 그렇지만 그렇게 운동하다 보면 체력이 떨어지니 자꾸 요령을 피우게 된다.
수영을 다니는 사람들은 초급반일수록 수영 시간을 잘 맞춰서 온다. 시쌤의 마스터반은 킥판으로 발차기연습을 하는 시간이 초반에 있어서인지 10~15분쯤 지나야 한 명씩 들어오기 시작한다. 원래 마스터반은 킥판도 생략이라 매우 좋았는데 시쌤은 기본이 중요하다고 믿는 듯했다. 물론 기본은 중요하지만 킥판 발차기는 너무 힘들다. 왜 킥판발차기는 늘지 않는단 말인가!
그래도 수영장에서 출석률은 제일 좋은 편이다.
나도 주 5일~6일 수영을 목표로 수영장을 다니고 있다. 매일 새벽 5시 20분에 집에서 출발해 40분에 수영장 들어가서 체온탕에 5분 정도 앉아 몸을 녹이고 6시에 수영을 시작한다.
그리고 집에 오면 7시 10분~20분 사이가 되는데 이런 생활을 매일 반복하다 보니 어쩔 때는 내가 이 수영장 직원인가!라는 착각이 들 때도 있을 정도이다.
한 번은 얼굴에 프락셀을 해서 일주일간 수영금지령이 떨어졌었는데 수영장을 못 가는 불안증과 초조함을 내내 겪었다.
한 가지 운동을 꾸준히 한다는 것은 신체의 건강도 있지만 수영장 내 팀원들과 화합이 잘되면 정신 건강도 같이 딸려온다. 우리 수영장의 분위기가 그렇다. 모두가 친하게 지내고 서로를 격려하고 함께 하려고 한다.
수영하고 있는 삶을 사는 내가 너무 행운아 같아서 감사할 때가 많다.
이렇게 평생 수영하는 삶을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