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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도쌤 Feb 04. 2022

사계 해안이 그립다.

"아침에 산책했던 사계 해안이 요 며칠 계속 생각나요."


평소 좋은 곳에 다녀와도 별 말 없던 아내가 이번 제주도 다녀오고이틀 내내 속 사계 해안이 각난다고 그런다. 아내의 말  모르게 격하게 맞장구쳤다.

"나도 운동장을 걷는데 희한하게 끝없는 바다와 형제섬이 오른쪽으로 쫙~~~ 펼쳐 보이더라고!"




친구 덕분에 묵게 된 사계 숙소. 4박 5일 있으면서 하루 빼고 3일 내내 아침마다 사계 해안을 걸었다.

"작년 여름에 애들이랑 다녀왔는데 제일 생각나는 게 사계 해안 아침 산책이더라!"라고 여행 전에 아내에게 말했더니, 아내도 너무 좋다며 이번에 아침 산책을 이 하게 되었다.


아이들을 봐주는 형님네 덕분에 아내와 단 둘이 산책을 할 수 있다는 자체가 너무 좋았다. 그것도 제주도에서. 그 분주하던 아침 시간의 정신없음을 싹 다 잊은 채, 온전히 아내와 자연과 하나 되어 마음 편하게 자유롭게 걸을 수 있다는 자체가 너무 소중했다. 한겨울이라 새벽 바닷바람은 한 없이 차지만 깨끗한 새벽 공기를 마시며 아무도 없는 이 아름다운 사계 해안을 둘이서 나란히 걷고 있음에 '아! 행복하구나! 우리 잘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추워서 들른 편의점. 그 안에서 또 소중한 보물을 찾은 아내와 나다.

'군고구마'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내 영혼을 달래고 추위를 녹인 달달함과 따뜻함의 끝판왕이었다. 그 추위 속에서 먹은 군고마는 평생 잊지 못할 거 같다.


짧았지만 1시간 산책. '사계해안 산책과 추위, 그리고 군고구마' 아내와의 둘 만의 추억을 이렇게 비밀스럽게 남다. 이 순간이 너무 그리울 것 같아 눈으로 마음으로 마음껏 담았지만 혹시나 몰라 이 순간을 영상에 담았다.


제주도 다녀온 지 벌써 2주가 훨씬 넘었다. 오랜만에 사계 영상도 보고 글을 적으니 내가 마치 제주도에 있는 기분이다. 눈을 감아 본다. 눈부신 사계해안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과 하늘, 송악산과 형제섬, 붉은 태양과 파도소리, 그리고 산방산과 한라산이 보인다.


지금 당장이라도 밖에 나가면 사계 해안 눈부시게 펼쳐질 것 같다. 아무 생각 없이 그냥 한 시간만이라도 이 길을 다시 걷고 싶다.

겨울 사계 해안 by 도도쌤

 많은 분들이 한 번쯤은 사계 해안 아침 산책을 꼭 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 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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