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돌잡이를 물어보는 딸. 딸이 뭐 잡았는지 기억도 안 나고, 내가 뭐 잡았는지 기억도 전혀 안 난다. 아들딸 뭐 잡았는지는 기억은 해야 하는 아빤데 해도 해도 너무 했다. 일어난 아내에게 바로 물어보니 아내도 가물가물 하더니 둘 다 '마이크'를 잡았다고 한다.
며칠 후, 할머니 집에 가는 길. 딸내미 이제 엄마한테 기습 질문을 한다.
"엄마, 엄마는 돌잡이 할 때 뭐 잡았어요?"
엄만 돌잔치를 안 했대.
엄마의 대답에 딸 순간 멍하다. 난 순간 너무 웃겨 실없이 하하하하하하 웃고 말았다. 그런 대답이 나올 거라고 상상도 못 했다. 그러면서 우리 아내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한다.
"할머니의 할머니가 엄마를 안 좋아해서 돌잔치를 안 해 줬어."
"...... 그래요? 돌잔치 안 해주는 것도 있어요? 아빤 해 줬대요?근데?"
"아마. 해 줬을걸."
엄마가 뭘 잡았을지 궁금했던 딸 전혀 새로운 대답에 우리 딸 할 말을 잇지 못한다. 누나와 엄마의 돌잡이 대화를 가만히 듣고만 있던 아들내미 결정타를 날린다.
나쁘다. 맞지?
"하하하하하하하하."
"크크크크크크크크."
우리 아내 시원하게 큰 웃음을 터트리며 "하하하. 여보 아들 말한 거 들었어요? 하하하하" 한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들었다고 하니, 둘째도 딸이라고 돌잔치도 안 해준 서러움을아들내미가 엄마 대신해서 시원하게 한방에날려버린다.
"맞지, 우리 아들. 우리 아들이 엄마 마음을 제일 잘 알아주네."
하하하하 속으로 웃으며 장모님 댁에 도착해서 나도 엄마한테 기습 전화를 한다.
"엄마!"
"어 왜?"
"나 돌잡이 할 때 뭐 잡았어?"
나름 궁금해서 물어봤는데 우리 엄마 하는 말에 딸처럼 할 말이 없다.
"기억이 안나지...."
".... 음... 알았어. 엄마. 갑자기 딸이 물어봐서 궁금해서. 알았어. 엄마. 푹 쉬고~"
"그래."
돌잔치를 안 해서 돌잡이를 할 수 없었던 아내. 돌잔치는 했는데 뭘 잡았는지 기억 못 하는 나. 아들딸 돌잡이 궁금증 때문에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는 우리 부부다. 아들딸 다음에 물어보면 속 시원하게 '마이크'라고 해야겠다. 오래전 추억 사진을 찾아보니 딸아이 마이크 잡는 사진이 보이긴 보인다. '마이크 맞네! 하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