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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도쌤 Aug 04. 2023

아빠 타야 돼요!

방학인데 방학이 아닌 기분...

나는 방학이지만 아이들도 방학이니..

(아내는 일하러 감.)

아이들을 오롯이 챙겨야 한다.

아침밥 점심밥 저녁밥을 해 줘야 하고

심심하단 소리에 뭐든지 놀아줘야 한다.

아 나의 방학은 어디 있단 말인가!!!


그나마 다행인 건 도서관에 갈 때인데

조용히 책도 보고 밥도 주니

도서관이 최고의 여름 피서지다.


그렇게 힘든 방학을 보내다가

아내가 내 생일에 휴가를 잡고

모처럼 넷이서

내 생일을 맞아 1년에 한 번 갈까 말까 한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에 갔다.


토마후크란 녀석의 고기맛에 정신을 살짝 잃고

스파게티에 밥에 배가 그득해져서야

이곳을 나오게 되었다.


집까지 버스를 타고 가기로 결정한 아내가

버스 시간을 검색하더니

지금 달려야 한다며

아들 딸을 손잡고 아내가

두두두두 버스승강장으로 달려간다.


저 멀리서 보니

우리가 타려는 버스는 이미 도착하고

내리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라 사람들이

하나둘 내리고 있었다.

(그나마 내리는 사람 덕에 시간을  벌었다)


여유가 있는 나는

제법 빠른 속도로 뜀박질을 했건만

너무 늦게 출발한 나머지

아내와 아들딸을 따라잡긴 역부족이었다.


아들딸이 버스에 타고 아내가 타는 순간

드디어 헐레벌떡 버스에 다다랐다.

신경 쓰지 않고 버스에 오르려는데

먼저 탄 7살 아들내미가


걱정되는 소리로

애타는 소리로

버스기사님에게 이러는 게 아니겠는가?


우리 아빠 타야 돼요~~

아빠 타야 돼요~~~


순간 기사님을 보니

미소를 지으며 웃고 있는 게 아닌가

하하하.


평소 아빠한테 늘 장난만 치는 아들인 줄 알았는데

늘 투덜대고 징징거리고 울기만 하는 아인줄 알았는데

아빠 못 탈까 봐 이렇게 걱정 가득해주는

마음은 바다만큼 넓은

효자인지는 처음 알았다.


방학 내내 밥 챙겨준다고 고생한 마음

징징거리고 누나랑 다투는 거 늘 신경 썼던 마음이

아들내미

"우리 아빠 타야 돼요"소리에 싹 다 날아간

내 생일 하루였다.


아직 생각해도 미소가 쓱 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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