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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도쌤 Feb 10. 2022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

아빠 육아일기

잠이 쏟아지는데 다섯 살 아들내미 자꾸 책을 읽어달라고 조른다.

"아들, 아빠가 잠이 너무 와서 그러니 엄마 오면 책 좀 읽어 달라고 해!"

"시어~시어~책도 안 읽어주고~잉~~ 잉~~ 잉~~ 아빠, 싫어~~~"


그러면서 아들내미 잠이 들려고 한다.

"아들, 샤워하고 이 닦고 자야 해요!"

"싫어~아빠가 책 읽어줄 때까지 샤워 안 할 거야!"

그렇게 실랑이를 벌이다 아내가 와서 겨우 겨우 이를 닦인다.


샤워는 결국 안 하려고 해서 내가 일어나 아들에게  먼저 다가가 아주 아주 부드럽게 말했다.


우리 아들 샤워하러 가자! 아빠가 아까 미안해!


그러니 아무 말 안 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아빠, 무섭게 말하면 아무것도 안 할 거야!"라고 한 아들내미 말이 계속 신경이 쓰여 최대한 부드럽게 이야기했던 거다.


역시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

따뜻한 햇빛이 나그네의 외투를 벗긴다.

아무리 강하게 바람을 세게 불어봤자

외투를 꽁꽁 감싸는 게 사람 심리다.


잠이 쏟아지는 아들내미 샤워를 시키고, 아들이 원하는 책도 재미있게 읽어주고 모든 미션클리어했다. 그 덕에 아들 쿨쿨 잘 자고 있다.


떼쓰는 상황에 부드러운 말과 행동 참 어렵다. 어렵지만 노력해야 한다. 안 그러면 아들 마음이 다치고 내 마음도 다친다.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 알지만 실천이 어려운 이 진리를 마음에 또 새며 하루하루 달라지려고 노력한다. 부모가 쉽게 되는 게 아니다. 참.



* 이 글은 몇 달 전 아들이 5살 때 적었던 내용이네요. 정리해서 마무리지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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