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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닝닝하고 밍밍한 Jun 12. 2019

벌거숭이 내 아이들

- 그들은 나약함이 무기이다.

가끔 아이들은 무엇으로 사랑받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존재 자체만으로 사랑받는다는 구태의연한 대답 말고.


때때로 나는

아이들의 살갗을 보며 혹은 부비며 위로를 받기도 한다.


물론 그들은 꽥꽥 울어제끼고 보채고

언제나 비이성적으로 굴고 헌신을 갖다 받쳐야 하는 존재들이지만
언젠가 몹시 지쳐있을때

내 얼굴을 쓰다듬어 주거나 내 등에 살짝 기대는 것만으로도
나는 조금더 성숙해진다.


그들은 나약함이 무기다.
함부로 못되게 굴어도 끊임없이 충돌하고 끈덕지게 지분거려도,
나약함으로 사랑받는 존재는 너희들 뿐이리라.


여리고 환하게 파닥거리는 살갗,
벌거숭이 내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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