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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골목 투어 쉰 두번째

잠실 근처

by 태생적 오지라퍼

잠실역은 나에게는 놀이동산으로 각인된 위치이다.

학생 인솔 혹은 아들 녀석과

그 크고 넓고 정신없는 놀이동산에 한번 다녀오고나면

며칠간은 정신이 홀라당 나간 날들을 보내곤 했다.

작년까지의 일이다.


그 이전에는 야구, 농구, 배구를 보러 간적도 있다만

그때도 단체관람 수준이어서

나 혼자 근처 산책을 한다거나

어디론가 무슨 일을 도모한다던가 하는 추가 선택 사항은 아마 없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랬던 장소가

출퇴근길 셔틀버스 승하차장소가 되어

아직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주위를 돌아다니는 일이 생기고

작년과 올해 서울을 뜨기전에 가보자면서

이 가을의 야구를 즐기러 왔다니

세상 참 알수 없는 일이다.

추울까싶어 패딩바지와 패딩을 개시했으나

날은 11월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화창하고

주변에는 모두 나처럼 <불꽃야구>를 응원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같은것을 좋아라하는 사람들 속에 있다는게 이렇게 마음 푸근한 일인지 몰랐다.

처음보는 사람들에게 핫팩도 나눠주고

카드도 교환하고 수다도 함께 떤다.


잠실은 이렇게 내 마음속에 오래 저장될것이다.

고맙다.

좌석에서 유명하다는 김치말이국수는 못먹었다만

먹은것과 다름없다.

오늘로 2025년 내 야구 직관은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슬픔과 기쁨을 함께 주었지만

기쁨이 백만배는 더 컸다.

내년에도 함께 할 수 있기를.

지금 이곳에 있는 모두의 바램일것이다.

생맥주보이가 지나간다.

생애 최초 도전?(몇년 만인지 기억도 안나는데 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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