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근처
잠실역은 나에게는 놀이동산으로 각인된 위치이다.
학생 인솔 혹은 아들 녀석과
그 크고 넓고 정신없는 놀이동산에 한번 다녀오고나면
며칠간은 정신이 홀라당 나간 날들을 보내곤 했다.
작년까지의 일이다.
그 이전에는 야구, 농구, 배구를 보러 간적도 있다만
그때도 단체관람 수준이어서
나 혼자 근처 산책을 한다거나
어디론가 무슨 일을 도모한다던가 하는 추가 선택 사항은 아마 없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랬던 장소가
출퇴근길 셔틀버스 승하차장소가 되어
아직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주위를 돌아다니는 일이 생기고
작년과 올해 서울을 뜨기전에 가보자면서
이 가을의 야구를 즐기러 왔다니
세상 참 알수 없는 일이다.
추울까싶어 패딩바지와 패딩을 개시했으나
날은 11월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화창하고
주변에는 모두 나처럼 <불꽃야구>를 응원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같은것을 좋아라하는 사람들 속에 있다는게 이렇게 마음 푸근한 일인지 몰랐다.
처음보는 사람들에게 핫팩도 나눠주고
카드도 교환하고 수다도 함께 떤다.
잠실은 이렇게 내 마음속에 오래 저장될것이다.
고맙다.
좌석에서 유명하다는 김치말이국수는 못먹었다만
먹은것과 다름없다.
오늘로 2025년 내 야구 직관은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슬픔과 기쁨을 함께 주었지만
기쁨이 백만배는 더 컸다.
내년에도 함께 할 수 있기를.
지금 이곳에 있는 모두의 바램일것이다.
생맥주보이가 지나간다.
생애 최초 도전?(몇년 만인지 기억도 안나는데 맛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