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가락에 쥐는 왜 나는것이냐?
주말을 남산공원과 낙산공원 산책으로
힐링과 행복으로 만끽한 가을과의 아쉬운 이별 시간을 보내고(더할 나위가 없었다.)
새우젓 간간하게 넣은 호박 나물과 된장에 조물조물한 시래기볶음도 해두었고
미역국 끓이고 고등어 굽고 소고기, 버섯, 양파, 당근 잘게 깍둑썰어 볶아먹은
먹거리 걱정도 없는 저녁이었다.
토요일에 이어져서 비슷한 패턴을 보이는 국가대표 야구 경기가 마음에 조금 걸렸을 뿐.
어쩌겠나 일본과의 야구 수준 차이를 아쉽지만 받아들여야 할 수밖에.
신인들에게 경험치를 준다고 위안을 하면서
(심판 문제를 차치하고서도 볼넷이 저리 많은 것은 안된다.)
뒹굴거리다가 잠에 들었다.
평온하기 이를데가 없는 주말 저녁이었다.
그런데 자다가 이상한 느낌이 든다.
일년에 몇 번 나타나는 증상이 시작되려 한다.
재빨리 일어나서 발가락을 진정시켜보려 하지만
한번 시작된 발가락의 쥐는 쉽게 멈추어지지 않는다.
내가 발가락 쥐라고 부르는 그 아픔은
발가락이 뻣뻣해지고 발가락으로 이어지는 뼈가 경직되는 듯한 느낌과 아픔을 주는 형태이다.
한번도 이 현상으로 병원을 방문한 적은 없다만
(밤중에만 주로 일어나서 5분에서 10분 정도 진땀을 빼게 만든다. 멀쩡해진 다음 날에 병원을 가기는 그랬다.)
어젯밤 그 공포의 증세가 11시 30분쯤 시작되었다.
아픈 것도 그렇지만 이전에 아팠던 이전의 기억까지 보태져서 나를 더 두렵게 한다.
양손으로 발가락과 다리뼈를 주무르면서 기어가듯 거실로 나가 마그네슘약을 하나 들이키고
(약을 손이 닫기 쉬운 위치에 놓아두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절감한다. 고양이 설이가 건드릴까봐 높은 위치에 두었더니 꺼내는데 힘들었다.)
아픈 것을 남편에게 들킬까봐 조심조심 다시 내 침대로 돌아와 눕는데까지
그리고 진정되는데까지 걸린 소요시간은 채 5분 남짓이다.
그 시간이면 환자 모드가 되기에 충분했다.
내 발가락 쥐는 고양이 설이도 잡아주지 못하고
코에 침을 발라대도 절대 나아지지 않는다.
한번씩 이럴때마다 발가락쥐 나는 현상에 대해 검색을 해본다.
탈수 : 원래 물을 많이 먹지는 않지만 어제라고 특별한 점은 없었다.
전해질 불균형 : 며칠전 실시한 혈액검사 결과볼 때 물어봐야겠다.
심혈관 질환 : 검사하기 전에는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당뇨 : 아니었는데 요새 동생과 남편을 보면 걱정이 되기는 한다.
근육의 과도한 사용 : 주말에 모두 평소보다 많이 걷기는 했다만.
꽉 끼는 신발 : 티눈 이슈로 그런 신발은 신지 않는다. 원래도 끼는 스타일을 싫어한다.
갑작스러운 운동 : 천천이 걷기는 매일 빼먹은 적이 없다.
5분이면 나를 환자의 나락으로 떨어트리는 이 불청객을 막기 위한 방법은
충분한 수분 섭취, 균형 잡힌 식단 유지, 적절한 운동과 스트레칭, 적절한 신발 선택, 근육 이완, 적절한 휴식과 수면이란다.
이중에 안된 것은 스트레칭과 근육 이완?
그래서 요가 매트가 그리 많이 팔리나보다.
잊어버렸던 이 불청객이 다시 왔으니 당분간 마그네슘도 꼭꼭 먹어주고
물도 많이 먹어줘야겠다.
넘어져서 생긴 무릎 부상에서 간신히 회복하고
식중독에서 야기되었다고 생각되는 피부 간지럼 알레르기약을 어제 아침까지 먹었는데
이제 발가락 쥐라니.
오늘 대문 사진의 전신주와 그 전선들처럼 얼키고 설킨 내 몸의 상태를 잘 파악하는 일이 제일 중요하다만
새로운 일주일 시작이 어제 그 발가락 쥐 5분의 시간으로 몽롱하기만 하다.
그래도 다행이다.
오늘 10시에서부터의 3시간 강의는 지난 주 10차시로 종강을 했으니 말이다.
천천이 출근해도 된다.
이 와중에 어제 극적인 무승부 국가대표 야구를 돌려보고 있다. 그것도 그나마 다행이다.
연패는 아니라서 말이다.
(산티아고 순례길 도보 여행은 애시당초 꿈도 꾸지 않는다. 제주도 한바퀴도 말이다. 한양순성길도 다 못돌고 쥐가 나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