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냉털에 도전하는 중
이사를 앞두고 음식 재료 정리에 전념한다.
물론 미리 미리 조금씩 냉장고 정리 및 음식물 정리를 하고는 있었지만
이제 2주를 남기고 최종 정리에 돌입한다.
우선 남은 반찬 잔반들을 싸그리 버렸다.
조금 조금씩 남은 무말랭이, 고들빼기, 오이지, 양배추 김치 남은 것을 과감하게 버리고
냉동실에는 딱 한번 먹을 고기 한 팩과 계란 볶음밥과 김치 볶음밥 밀키트 하나만 남겨두었고
(아. 고춧가루와 시래기가 있다.)
냉장실에 있던 메이플 시럽과 대게간장들 조금씩 남은 것도 버리고
어디선가 선물을 받아 사용했던 미림도 버리고 소스 종류를 정리한다.
2주일간은 원팬 음식 위주로 혹은 밥과 국 혹은 찌개 1개와 메인 디시 하나 위주로 먹을 예정이다.
그리고는 두 줌 남아있던 멸치는 마늘 절편과 함께 볶아두고
나머지로는 떡국용으로 다시를 내어 두었다.
떡국은 빠르면 내일 먹을 예정이다.
대파, 양배추 남은 것도 이번 주일 내로 소진될 예정이고
사과가 조금 많이 남았지만 가지고 가면 별 문제가 없을 것이고
키위와 바나나는 내일 아침 우유와 함께 갈아서 주스로 소모할 예정이고
달래장은 무밥위에 올려먹으면 딱 다 정리될 양만큼만 남아있다.
남편용 무가당 땅콩잼과 내 최애 딸기잼은 그 사이에
다 먹을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
버터는 이제 한번이면 끝날 것이고.
그리고는 마지막 대형마트 배송을 주문한다.
2주일 동안을 버텨줄 당근, 양파, 호박, 버섯, 오이, 파프리카 그리고 고양이 설이의 츄르이다.
그동안 대형마트 배송으로 편하게 지낸 것은 사실이다.
아무리 장보기가 취미 생활 중 하나이지만
무겁게 장을 보고 들고 오는 것도 이제 쉽지만은 않다.
서울이어서 가장 좋았던 일을 꼽으라면
대형마트 배송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새벽배송에 대한 요즈음 핫한 이슈의 세부적인 내용은 차치하고 말이다.
단단이 삐진 남편은 근처 사는 친구와 산책도 하고 저녁도 먹고 온다고 집을 나섰다.
나는 떡국떡이 한끼 먹고는 남을 듯 하여 간단하게 떡볶이를 했다.
고추장은 어디선가 나타난 배달음식점에서 준 것이다.
이제 냉장고가 텅 비어서 마음이 아주 편하다.
그 사이 한쪽을 꽉 채웠던 남편의 한약들도 친구가 가져갔고
두유도 다 먹었으며
조금 조금씩 남은 면 사리들은 정 안되면 들고 가는거지 할 수 없다고 마음을 비워두었다.
냉장고를 비우는 일은 참으로 쉽다.
세상 다른 일도 이렇게 쉽다면 얼마나 좋겠나.
떡볶이가 불기 전에 먹어야겠다. 쫌 짜다.
여기까지는 어제 오후에 쓴 글이다만 이후
무슨 이유인지 인터넷이 안되었었다.
따라서 핸드폰으로 오늘 오전까지는 글을 올렸고
이제 구세주 아들 녀석이 와서 인터넷 상황을 해결해주었다.
그 사이 나는 대문 사진처럼 1년에 딱 한번 먹는 도루묵을 마침내 구입하는데 성공하였고
반은 굽고 반은 찌개해서 먹을 예정이다.
인터넷 상황을 해결해준 아들 녀석에게 감사한다.
남편과 나 둘다 닮지않아
똥손이 아니라 그 얼마나 다행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