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보자.
교사 친구들 단톡 모임 내용이다.
[친구 1: 이제 종강해서 한가한 거 아냐?
나 : 무슨 소리야? 12월 19일 종강일이야. 아직 멀었지.
친구 2: 11월이면 대학은 다 방학이었던 것 같은데.
나 : 그랬었던 적이 한참 전에 있었지. 요새는 휴강 한번도 어려워. 다 보강해야하고.
친구 3: 그래도 아직도 산업전선에서 꿋꿋이 뛰고 있네. 멋지다.
나 : 산업전선인지 봉사활동인지는 애매함. 버는 것이 강의를 위해 쓰는 것보다 결코 많다고 할 수 없음.
친구 4: 뭐야. 재능기부였구만.
나 : 맞아. 재능기부. ㅋ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중한 나의 현업이다.
12월 19일까지는 아직 달려야 할 일들이 많다만
그리고 그 이후로는 성적처리라는 일이 기다리고 있다만
(바뀐 학교의 성적처리시스템은 아직 안내받지 못하였다.)
옆 자리의 사수 교수님께서 친절하게 알려주시리라 믿는다.
밥을 꼭 한번 사야겠다.
올해가 마무리 되기전에 말이다.
밥이 힘들면 케잌이라도 아니면 커피 쿠폰이라도 보내야겠다고 이 글을 쓰면서 마음먹는다.
브런치는 이렇게 나를 돌아보게도 하고
소소한 계획을 세우게도 한다.
특히 아침의 브런치는 그 역할이 가장 크다.
연말임을 알려주는 시그널 중의 한 가지는
각종 시상식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잘했다는 격려는 꼭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의 수상은 엔돌핀과 도파민 뿜뿜의 계기가 된다.
언제 상을 마지막으로 받았던가 돌이켜보면
물론 정년퇴임하면서 국가에서 주는 포상을 받기는 했다만
그것은 사고가 없고 봉직한 연수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므로
별다른 기쁨으로 와닿지는 않았었다.
제일 기뻤던 상은
과학교사로서 인정을 받은 올해의 과학교사상과
모 단체에서 하는 꽤 공신력 있는 백일장에서 장원을 한 것과
대학 시절 문학상을 받은 것을 꼽을 수 있다.
과학교사로 상을 받은 것은 그간의 내 공로를 인정받았다는 기분으로 최고였고
나머지 두 개의 글쓰기와 관려된 상이 나를 지금까지도 글을 쓰게 만들고 있는 바탕이 되었을지 모른다.
아마 그럴 것이다.
상이 주는 격려가 나를 버티게도 한다.
오늘. 아들 녀석은 1년간 열심히 일한 것을 마무리하는 시상식을 운영하러 간다.
물론 상을 받는 것은 아니고 상을 주는 큰 행사를 준비하고 운영하는 스탭의 역할이다만
이 시상식을 마치고 나면 내년을 준비하는 일들이 이루어지고
그래도 한 숨 돌릴 수 있는 여유가 생길 것이다.
그런데 이런 중요한 행사를 하는데 넥타이를 안가지고 갔단다.
이 아침 출근길에 넥타이 배송을 가야한다.
넥타이를 배송하고 차를 받아오는 일쯤은 기꺼이 해준다.
거기에다가 오랜만에 유부초밥과 사과깍아
아침 도시락도 뚝딱 준비했다.
이제 며칠 후 이사를 가면 아침 도시락을 해주거나 소소한 도움을 줄 기회는 없을테니 말이다.
아직 아들 녀석에게 무언가를 해줄 수 있는 나의 체력과 경제력에 감사한다.
종강까지 꽉찬 3주를 버텨보자.
정신력과 체력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