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킬것은 꼭 지키는 것이 맞다.
어느 급의 학교이든지 학기초와 학기말은 몹시도 바쁘다.
학기초에는 각종 새로운 계획 수립과 기강 잡기로
학기말에는 평가 및 한 학기 각종 정리로
해도 해도 일이 줄지는 않고
새로운 일만 추가로 생기는 이상한 시스템이 계속된다.
대학에서도 역시 그러하다.
학기말을 앞두고 지금껏 대수롭지 않게 관심두지 않았던 출결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봇물터지듯 생겨난다.
대부분 대학에서는 전자출결 사이트를 활용하는데
수업 시간에 정해진 강의실에 입실하고
정해진 시간안에 출석을 클릭해야만 되는 시스템이다.
혹시 놓쳤거나 오류가 생겼거나 했을 때
이의신청을 올릴 수 있다만
대부분 지각생들이 출석을 인정받고 싶어서 올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나는 강의 초반 이런 학생들을 위해서 패들렛에 간단한 수행 과제를 올리는 시스템으로 확인 자료를 만들어 첨부하라고 학기 내내 안내하였으나
아직도 잘 모르는 학생들이 있으니 안타깝다.
출석인정이냐 결석처리냐만이 중요하지
본인이 늦게 들어와서 생기는
수업의 흐름이나 집중도를 끊는 현상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
유고결석은 상을 당했거나 전염성 질병에 걸렸거나 생리결석일 경우
해당일 1주일 내에 증빙자료를 제출하면
행정 담당자가 출석을 처리해주는 시스템인데
한참 지나서 나에게 출석을 인정해주면 안되겠냐고 하소연을 한다. 내 담당이 아닌데 말이다.
다음 주에 보강이 있다고 두달 전부터 안내했으나
오늘에서야 다음 주 보강일에 못나오면 결석이 많아서 F가 나오는데 어찌하면 되겠냐고 물어본다.
오늘 자신의 공연이나 전시가 있는데 출석 인정이 안되냐고도 물어본다. 물론 관련 공문서는 없다.
그런게 있으면 그 이전에 결석을 하지 않았어야 마땅한데 말이다.
출석관리란 F가 나오지 않을 시간수만큼 결석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고
이 과정이 자기 관리 능력을 보여주는 척도가 된다.
다들 공손하게 물어보기는 했는데 난감하다.
결론은 편의를 봐달라는 내용이다.
고지식하게 원칙대로 출결 처리를 하는 것이 맞는데(공적 업무이므로)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는 지점은 없는 것인지 난감하고(수업 교수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려 한다.)
업무 담당자에게 문의하면 모두 다 원칙대로 처리하라고만 할 것인데
개개인의 사정을 들어보면 딱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화나기도 한다.
대학생이면 성인인데 자신의 학점 관리의 중요성도 알 것이고
학점에 출석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당연히 할 것인데 말이다.
고지식과 융통성의 그 사이 어디쯤엔가 운영의 묘를 살리는 방법이 있다고들 말한다만
나쁘게 말하면 편법이나 빈틈을 파고드는 사례가 되기도 한다.
만만치 않았던 아침 출근길부터
자잘자잘한 고비를 잘 넘기고
이른 저녁까지 많이 먹고 나니
배는 부르고 잠은 몰려오는데 그 와중에
이 출결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이 생긴다.
다음 주까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봐야겠다.
학생들아.
제발 수업에 늦지말고 특별한 일없음 잘 참석하자.
그러면 학점은 저절로 쫓아오게 되어 있다.
만고의 진리이다.
그리고 지킬것은 꼭 지켜주는 것이 맞다.
(고양이도 책을 읽는다. 하물며 대학생인데 공부를 좀 해야는거 아니냐? 다음 주가 평가시험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