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변이 최고이다.
공적인 일로 서울에 갈 경우는
목적지가 정해져있겠지만
(장소를 내가 결정할 위치와 깜냥이 아니다.)
이제 사적인 일로 서울에 갈 경우 약속 장소는
대부분 기차역 근처가 될 상황이다.
순전히 나의 편의에 의해서이다.
그 정도를 너그러이 이해해줄 분들과만 만난다.
아직 나의 이사를 알고 있는 지인들은 극소수이다.
브런치를 열심히 읽는 지인들과 오랜 제자들 몇몇과
자주 일상 톡과 사진을 주고 받는 친한 후배들
그리고 어제 자문 자료를 넘기면서 바뀐 주소를 적어보낸 평가원 박사님 등 10명 내외이다.
(자료를 그냥 넘기면 몰랐을터인데
열심히 살펴봤나보다.
평가원이 있는 진천을 요즈음 출퇴근하면서 지나가고 있다고 간단히 안부를 전했다.)
굳이 소문낼 일도 아니고
(서울을 뜨는 것이 무슨 자랑할 일은 아니지 않나?)
사적으로의 만남이 잦은 편도 아니라
(회식 문화를 좋아라 하지 않는다.)
마구 소문내듯이 알리지도 않았지만
알렸다고 해도
나의 소재에 관심이 많은 사람도 아마 별로 없을 것이다.
따라서 연구팀의 두 번째 오프라인 회의도
(한번만 하렸으나 안되겠더라.)
서울역 내에 있는 KTX 회의실로 급히 공간 예약을 했고
주말 기차표를 끊느라 전문가 동생부부의 힘을 빌렸었다.
그런데 친한 지인들이(내가 이사한 것을 알고 있는)
이왕 토요일에 연구 모임하러 서울에 올라오는김에 송년 모임을 하자 한다.
네 명인데 은퇴한 두명은 이제 서울을 떠나서
나는 조치원에 한명은 파주에 산다.
아직 왕성한 현역인 나머지 두명은
한명은 서대문, 한명은 하남쪽 위례에 산다.
이 넓은 공간중에 그래도 가장 적당한 곳이 서울역이다.
파주에서도 서울역까지 원스톱 GTX 교통편이 있고
나도 그렇고 하남에서도 지하철이 가능하니
아마도 서울역 주변이 우리의 앞으로 모임 장소가 될 확률이 가장 높다.
그리고는 고맙게도 더 놀다가라면서
오송역으로 가는 주말 기차표를 잡아주는 센스까지 발휘해 주었다만
연구 회의하고 노는 것까지 감당할 체력이 될런지가 문제이다.
오늘 충분히 쉬어 보겠다. 아니다.
토요일 회의 자료는 정리해야 한다.
영등포역, 용산역, 그리고 수서역이 앞으로
서울에서의 내 사적인 만남의 약속 장소가 될 확률이 크다.
서울 거주자들에게 서울역 포함 위의 네 곳에서 고르라고 해야할 판이다.
서울 비거주자를 너그러히 생각하여 아마도 장소를
다 맞추어주리라 기대한다.
1월 초 결혼식이 하나 있는데 다행이 영등포역 주변이고
홍대앞인 머리 염색은 가급적 2월까지 버티는 작전을 펴보거나
다른 일로 서울에 꼭 가야할 때 함께 처리해보려 한다.
을지로 4가역에 있는 내 주치의 병원은
용산역에서 4호선 타던가
서울역에서 버스를 이용하면 될 것이다.
기차역까지만 가면 서울의 자랑 지하철이 있으니
큰 문제가 될리 없다.
나에게 서울역, 영등포역, 용산역은 전혀 낯선 곳이 아니나
수서역은 딱 한번 가본(올해 대전행 SRT 타느라 가봤다.) 곳이다만
역 근처에서 만나는 것이 일정을 거의 한 시간 이상 단축해주니
위 네 곳이 앞으로 나의 서울에서의 주된 출몰 지역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근처 맛집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겠다.
용산역은 살았었으니 이미 대략 파악하고 있고
(빠르게 상권이 변하고 있다만)
서울역은 반쯤 알고 있는데 이번 토요일에 확실한 예습이 될 것 같고
영등포역은 주변 백화점만 아는 정도이다.
따라서 수서역 인근 맛집만 찾아보면 별 어려움이 없을 듯 하다.
살면서 이것보다 더한 어려움도 많고 많았는데
뭐 어떠냐. 나를 잊지 않고 불러주는 것만으로도 댕큐이다.
잊혀지는 것이 그래서 무언가 생산적인 일을 하지 못하는 것이 제일 슬픈거다.
건강해서 조금 멀지만 운동삼아 약속 장소에 나갈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할 따름이다.
비가 온다는 오늘.
(빗속에 장거리 운전을 안해도 되는게 럭키이다.)
비에 기대서 자동차 세차를 할 겸 기름도 넣을 겸
동생 출근도 시켜줄 겸 오전에 잠시 나가봐야겠다.
장거리 운전을 하니 기름값이 슬슬 걱정되기는 한다.
이참에 전기자동차로 바꿀까 그것도 고민해보련다.
이제 종강이 꼭 일주일 앞이다.
방학동안 자동차 향방에 대해 고민해보겠다.
일단 주말 모임에서 물어봐야겠다.
집단지성의 힘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