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지 않는 혼밥 요리사의 비밀 레시피 38
연휴를 맞이하는 자세
5월 나흘간의 연휴를 앞두고 오늘 퇴근길이 많이 막혔다.
외부로 벌써 놀러들 가는 모양이다.
좋은 사람들과 놀러도 가고,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님께도 가고, 어린이 날을 맞아 추억을 만들러도 가고
아무 일정이 없는 나는 약간은 부럽기도 하다.
연휴가 되면 푹 쉴 수 있어 마음이 편해지고 긴장이 풀어지는 한편(그래서 두통이 오기도 한다.)
하루 세끼를 뭐해서 먹나(무려 12끼나 된다.) 조금은 걱정이 되기도 한다.
이래서 삼식이 시리즈가 나오는 모양이다.
일단 아침은 여전히 여러 종류의 빵으로 준비할까 한다.
(핫케잌, 계란빵, 시리얼과 우유, 닭가슴살 넣은 샌드위치와 과일 간 것 등)
나의 식사 매뉴얼에서는 항상 점심이 메인이다.
저녁은 간단히 먹는 것이 건강에 좋고 살이 덜 찐다는 것이 상식이니 말이다.
그리고 나는 저녁을 먹자마자 졸리기 시작해서 사실 많이 먹을 수도 없다.
그러니 내 위주로 점심이 메인이 된지 오래이다. 우리 집은...
현재 내 머릿속의 메뉴는
제주도 고사리와 간장 양념 대패삼겹살을 함께 구운 것(이것은 방금 준비해두었다.)
소고기와 각종 야채 구운 것으로 만든 일본식 카레
애호박과 당근, 양파 채 썰어 볶고 쌈채소 잘라 넣은 비빔국수(비가 오면 잔치국수로 바뀔 수 있다.)
바싹하게 구운 부추전과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먹을 돌미역쌈이다.
그러나 언제 어떻게 바뀔지는 모른다.
한치 앞도 모르는 게 인생이지 않은가?
우선 날씨와 아들 녀석의 스케쥴이 변수이다.
더운 날 먹고 싶은 것과 비오는 날 먹고 싶은 음식은 상반된다.(주말에 비예보가 있다.)
아들과 남편이 모두 있는 것과 아닌 것은 음식량부터 큰 차이가 있다.
연휴 음식을 하기 전 먼저 해야 할 일은 냉장고 잔반 정리이다.
비워야 채울 수 있다. 나는 공부하기 전에도 책상 정리부터 하는 스타일이다.
이제는 먹지 않을 반찬을 재빨리 뒤도 돌아보지 않고 음식물 처리기에 투입했다.
그렇게 반찬통을 비우고 냉장고를 정리하고 나면 저절로 새로운 음식을 할 마음이 생기게 된다.
옷장이든 냉장고든 정리하는 것이 새로운 것을 들이는 것보다 어려운 법이다.
그러므로 정리할 때는 과감히(그러다가 물론 후회하는 일도 생기기도 하지만)
새로운 것을 들일 때는 여러 번 생각을 하는 것이 맞다.
그나저나 냉장고는 다 비웠는데 왜 과자 생각이 나는 것일까?
밥 배와 디저트 배는 다른 게 틀림없다.(나의 빅데이터에 따르면)
술 배와 밥 배가 다르다는 것은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연휴 기간에 잘 먹고 잘 쉬고 잘 지내기를 희망한다.
현재는 아무 계획도 없는 무계획이지만 무슨 예상치 못했던 좋은 일이 일어나는것도 나쁘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