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의 돌멩이라도 올려봐야겠다.
어제의 <라스트 댄스>와 행복의 절정감이 문제였을까?
꼭 행복감 뒤에는 뒷통수 치는 일이 생긴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났더니 최악의 기사가 떠올라있었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내 최애 <불꽃야구>를 내 의지와 상관없이 볼 수 없게 될지 모른다는 기사이다.
법정 싸움 중이었으니 결과가 나올 때가 되었고
법이란 것이 절대 복종이 기본이라는 것쯤은 잘 알고 있다만
도통 알 수 없는 것이
그리고 약자보호를 위해 만들었다는 법이
그 말이 무색하게도 강자편이 되는 많은 경우를 보았었고
그 와중에는 비싼 로펌이 자리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럼 결국 변호사비 많이 쓰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었던가?
그 결정을 내린 법조인들은 아마도 <불꽃야구>를
그 상대편 것과 돌려보기는하고 비교했으려나.
마냥 마음이 삐툴어져만 간다.
삐툴어지고 삐툴어지고 삐툴어질테다.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서 성적 입력일을 하다보니
이해되지 않는 점이 또 있다.
어떤 학생은 출석을 잘하다가 시험을 안봤다.
무슨 생각일까?
어떤 학생은 시험은 보러 왔는데 출석이 이미 미달이다. 무슨 생각일까?
일정 점수에 해당하지 않으면 F 처리가 되는 것은
잘 알고 있을텐데
무슨 사연과 생각일까?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또 어떤 강좌는 40프로까지 A가 가능한데
A 성적이 될 학생이 모자라고
어떤 강좌는 A 받을 학생 수가 약간 넘친다.
이게 상대평가가 주는 요상함이다.
그러니 줄을 잘 서는게 중요하다는 말이 돌게 된다.
일단 성적 입력은 마쳤는데 다음주까지 꼼꼼이 검토해봐야겠다.
이 학교의 성적처리 분위기도 물어보고 말이다.
내가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일부 판사와도 같은
오류를 행해서는 안되는 것이니 말이다.
학생들에게는 성적이 그 정도로 중요하다.
요즈음은 아닐지도 모르겠다만.
이래저래 꾸질꾸질한 주말 아침이다.
세상은 어차피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는 않다만
분노와 서글픔과 이해되지 않음이 섞여있는 복잡한 마음이다.
이럴 때 어른들이 해준 말이 있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바짝 차리면 산다.>
그럴까? 그럴 수 있을까?
저 위기에서 <불꽃야구>를 만드는 장PD는 살아날 수 있을까?
장PD 한 명을 밟아보겠다고 저런 난리를 핀 .거대 방송사를 대상으로
(자존심이 많이 상하긴 했을거다만)
기죽지 않고 지금까지 버틴 것만으로도 대단하고 대단한데
어젯밤부터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나?
물론 그와 함께한 스탭과 선수들 그리고 노감독님도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을 바짝 차려주기를 기도한다.
나부터도 삐툴어지지 말고 정신을 차려봐야겠다만
나의 힘없고 미약함이 그들에게 아무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는 것이 안타깝고 분하고 화나고 슬플 뿐이다.
가뜩이나 묘한 감정이 섞여있는 멜랑꼬리한 12월인데.
돌탑에 돌멩이라도 올려봐야하나 하는 마음이다.
(이 글을 쓰고 답답한 마음에 미뤄왔던
청소력 폭팔중이다. 화장실 물때야 기다려라.
내가 간다. 너를 다 없애고야 말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