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마지막 중학생 제자들에게

졸업을 무지무지 축하한다.

by 태생적 오지라퍼

내일이면 중학교를 졸업하는

나에게는 마지막인 중학생 제자 녀석들에게

태생적 오지라퍼의 특성을 발동시켜

당부의 글을 써본다.

그들에게 닿을지는 모르겠다만

졸업하는 그 녀석들의 앞날을 축복하는 메시지이다.

겁주려는 말이 결코 아니다.

어제 학교에 들렀을 때 야구부 녀석들은 봤는데

다른 녀석들은 얼굴을 못봐서 조금 아쉽기도 했었다.

캔바로 만든 졸업 축하한다는 메시지는

오늘 점심쯤 내 인스타그램에 올려두었고

(나노바나나는 계속 한글이 틀린다. 죨업이 뭐냐? 무료 버전이라 성의가 없는 것이냐? 실망했다.)

그들 중 몇몇은 인스타에서 종종 만나기도 하므로

나의 축하가 전달되었기를 희망한다.


아마도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그 순간부터 마음이 힘들어질 것이다. 각오해라.

중학교때처럼 설렁설렁 대충대충 오냐오냐 그렇게 넘어가는 시간은 이제는 없단다.

대학 진학을 하던 안하던 그것과는 크게 관계없다.

성인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그리고 준비하는 시기가 고등학교 시절이다.

중학교때처럼 친절하게 여러번 알려주고 또 알려주는 그런 시스템은 더 이상 없다고 생각해라.

스스로 공지사항을 잘 살펴보고 찾아가면서 자신의 필모그래피와 자소서에 기록될 내용을 만들어 가야하는 시기이다.

누구도 이제 너희들을 도와줄 수는 없다.

그러므로 내일 졸업식날까지만 중학생답게 실컷 놀고

다음 날부터는 고등학생 마인드로 정신을 차리는 것이 맞다.

이번 1월과 2월을 어떻게 보내는가가 아마 너희의 20대의 삶을 결정짓는 중요한 날들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내일까지만 즐겨라.

과학 교과 내용도 어려워지니 슬슬 교과서를 가까이 해보렴.

그래도 고1 통합과학 내용은 중학교 때 수업을

잘 들었으면 쫓아가는데 어려움을 없을 것이다.

1학기보다 2학기 내용은 더 쉬우니

1학기만 고생하면 된다.

성적은 일생동안 바꿀 수 없는 너의 데이터로 남는 법이다.

다른 교과목은 나는 모르겠다만

다른 교과도 수업 시간에만 잘 들으면 된다.

평생 교사였던 나의 말이니 의심하지 말고 믿어라.

졸업을 축하한다.

나의 마지막 중학생 제자들아.

직접 너희의 졸업식을 보러가지는 못하더래도

강당 어느 곳에서인가 내가 보고 있다고 생각하렴.


졸업하는 녀석들을 위해 많은 수고를 했을

후배 교사님들께도 격려의 이야기를 전한다.

오늘 찾아본 기사에 따르면 내년 교사의 임금 인상폭이 9년만에 최대라 하고

우리나라 교사 월급 수준이 세계 17위라고 하던데

사실 체감이 되지는 않겠지만

별별 민원과 불평이 넘쳐나는 오늘날 우리의 교실을

묵묵히 뚜벅뚜벅 지켜주는 그 헌신과 열정에 격려를 보낸다.

졸업과 방학을 축하드린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잠시나마 푹 쉬시라.

학생들에게도 교사들에게도 이제 잠시의 쉼과 회복이 필요한 시간이다.

겨울방학이 왜 그리도 금방 지나가는지 곧 아쉽기만 할 것이다.

나의 마지막 겨울방학(2025년 1월 25일에서 2월 28일까지)은 더더욱 짧았었다.

지금은 겨울방학이라는 생각이 딱히 들지 않는 것은 왜인지 모르겠다.

내일 졸업하는 녀석들과 과학실에서 실험하면서

웃고 떠들었던 그 시간이 그립기만 하다.

그들의 기억속에서도 그랬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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