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행운이 따랐던 것일지도 모른다.

세상이 그리 호락호락한것만은 아니다.

by 태생적 오지라퍼

아침 브런치글을 쓰고

남편 야채찜으로 아침을 차려주고

연구결과물 편집을 부탁드리고

호기롭게 집을 나섰다.

9시 48분 기차인데 다른때처럼 앞당겨지겠지하고

자신만만하게 말이다.


그런데 집 앞 버스 정류장에 사람이 한 명도 없다. 쎄하다. 방금 버스가 지나갔다는 증거이다.

아니나 다를까.

버스 예고 표지판에 보니 10분은 족히 기다려야할것 같다.

평소에 두 서너대는 줄서있던 택시도 안보인다.

어라.

내 계획대로 심플하게 안되네 싶은 예감이 드는 순간 택시 한대가 나타났고

기사님께 조치원에서 통용되는 콜택시 번호를 비상으로 받아두었다.

거기까지는 단순했다.


그런데 기차표를 당겨보려니까 없댄다.

고작 9분 정도 앞 기차인데 입석만 있다고.

지금까지가 행운의 연속이었는데 몰랐던거다.

할수없이 주변에서 커피나 한 잔 마실까 역을 나왔는데

옛날다방, 역전다방 밖에 안보인다.

간신히 찾아들어간 빽다방에서 아메리카노 한 모금을 마셨는데 엄청 쓰다.

대학 입학후 처음 커피를 마셨던 그때 그 농도 수준이다.

그리고는 내가 타려는 기차의 지연 메시지를 봤다.

지금도 10분 지연인데

어찌 될지 모르겠다는 뜻이 살짝 내포된듯하다.

커피를 포기하고(1,700원이라 포기가 쉬웠다.)

역으로 다시가서 표를 바꾼다.

39분 출발이 입석밖에 없다했는데 운좋게 한 자리가 났다니 좋아서 바꾸었는데 살펴보니 무궁화호다.

이러면 서울 도착시간은 별 차이가 없다.

다시 머리를 굴린다.

오늘 가야할 곳은 서울교대.

4호선 사당에서 2호선으로 바꿔서 지하철을 타야는데

31분 출발 용산행이 있다. 요거다.

용산역에서 내려 신용산역에서 4호선을 타는것은 제법 익숙하다.

2년간 파견근무 출근길이었다.

다시 또 티켓을 바꾸는데 입석밖에 없댄다.

오늘 오전 서울에 무슨 일이 있나싶다.

할 수 없다. 또 하체훈련하는 시간으로 하자.


그런데 창구직원이 자유석이란다.

그게 뭘까?

찾아보니 정해진 호차에서 빈 자리에 앉아가도 되는게 입석과 자유석의 차이란다.

그리고 마음을 비웠더니 6호차에 빈 좌석이 많다.

다음 역에서 타는 사람들 좌석일 확률이 높다만

야호. 일단 티켓 교환 성공이다.

세상은 그렇게 단순한것만은 아니라는걸 느끼며 앉아간다.

천안역에서 대거 내리고 타나보다.

이후 내 운명은?

(천안역에서도 좌석이 많이 비어서 앉아간다. 도대체 왜 매진이었던거냐? 도통 이해가 가지않는다.

평택역에서도 빈 좌석은 여전히 있다.

내가 운이 좋은거냐? 시스템이 이상한거냐? 아니면 티켓 끊고 다들 늦잠자서 기차 놓친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