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치란 없을지도 모른다.
해야할 일이 뚜렷하게 있을 때는 자잘한 아픔에는 신경이 쓰이지 않게 된다.
중요하고 커다란 무엇인가에 오로지 집중하고 있으니
자잘한 것들은 느껴지지도 않고 순간 지나가게 된다.
그런데 그런 큰 일이 없어지면 그때서야 사방에서 신호가 나타난다.
물론 새로운 것들이 아니다.
늘상 아팠고 불편했던 곳들이 다시 시그널을 보낸다.
따라서 그들은 모조리 잠복 근무나 혹은 매복 중이었는지도 모른다.
내 컨디션이 나빠지기를 기다리면서 말이다.
면역력이 떨어질 때만 노리고 있는듯하다.
먼저 목과 어깨 부위의 무거움을 동반한 불편함이 느껴진지 2주 정도 되었다.
매번 하던 컴퓨터 작업 영향은 기본값이고
아마도 추위와 경직된 자세로 장거리 운전을 했던
12월 이사후의 출퇴근 운전 시간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 아닐까 싶은 분석인데
과거의 치료 방법을 거울삼아 일주일 전부터 간단한 맨손체조를 시작했으나
뚜렷한 차도는 보이지 않고 있다.
약물 치료가 병행되어야 할 단계인듯 싶다.
오른쪽 네 번째와 다섯 번째 발가락 사이의 티눈은 다행히도 소강상태를 나타내고 있으나
가끔씩 얇은 양말과 미끄러운 양말을 신으면(폭신거리는 겨울 양말이 미끌어지더라.)
나 여기 아직 있다고 존재감을 드러내곤 하는데
아직은 밴드를 붙여두는 정도로도 참을만한 상태이니 다행이다.
그리고는 어제 저녁부터 왼쪽뺨이 조금씩 따가와지기 시작한다.
아직은 아주 미묘한 정도이나 나는 알고 있다.
그 뺨에도 무언가 알 수 없는 염증이 남아서
잠복 중이라는 것을 말이다.
대상포진은 아닌듯 한데(피부위로 발진등이 올라오지는 않는다.)
기분나쁜 쏙쏙쑤심이 가끔씩 느껴진다.
진정용 연고를 발라두었다.
물론 콧물이나 잔기침은 겨울 내내 추운 곳에 가면 기본적으로 쿨쩍거리거나 콜록거리게 된다.
친정 아버지에게 매번 코를 먹고 산다고 힐난을 받았던 터이다.
이비인후과쪽의 부실은 선천적이다.
어느 곳 하나 튼실하다고 자부할 수는 절대 없지만
연말정산을 위해 국세청 자료를 보았더니
작년 내 의료비 지출은 150만원이 조금 안되더라.
실비보험료로 100만원 정도를 내는데 유불리가 어찌 되는 것인지는 따져보지 않았지만
이 나이에 병원 쇼핑을 다니는 정도가 아닌 것에 만족한다.
어쩌면 이 자잘한 아픔들에게서 완치란 없을 것일지도 모른다.
이 모든 것이 바쁘고 정신없이 무언가에 몰두하지 않아서 느껴지는 증상들인데
무언가를 시작해보려해도 딱히 집중이 되지 않는 겨울잠의 시기이다.
먹고 자고 또 먹고 잔다.
다행히 남편 식사를 챙겨야해서 나도 먹기는 한다.
남편도 없었다면 아마 지금보다 먹는 것도
영 소홀했을것이니 다행이라고나 해야할까?
내 몸 이곳 저곳에 있는 다양한 바이러스들이
내 컨디션을 간 봐가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기억하라는 듯 신호를 보내고 있는 요즈음.
잠복 중이거나 매복 중인 그 녀석들을 한 방에 몰아내거나 잠재울 수 있는 기분 좋은 일이 생겼으면 좋겠다.
점심은 내 맘대로 비빔국수이다.
그리고 나는 그 위에 삼겹살 몇 점 구워서 올려 먹겠다.
남편은 물론 안 먹겠지만 말이다.
점심 먹고 산책을 같이 가자고 할텐데 갈까말까는
밥을 먹어보고 결정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