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이다.

또 계획과 다짐

by 태생적 오지라퍼

춥고 지루한 1월이 지나갔다.

1월은 늘상 춥지만 올해 특히 춥다고 느낀 것은

연속적으로 2주일 정도 영하 10도 내외의 기온이 계속되었던 것이 컸지 싶다.

3한 4온이라는 우리나라 겨울날씨의 특징은 이제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의 영향이라고도 하고 기상 이변이라고도 한다.

곳곳에서는 폭설이, 건조기후에서 비롯된 산불이, 폭염과 추위로 지구 전체가 쉽지 않은 날씨이다.

여하튼 이래저래 마음과 몸이 힘든 1월을 그래도 집콕위주로 잘 버텼다.

이번 주부터는 조금 풀린다는 예보인데

딱 들어맞았으면 정말 좋겠다.

이제 2월이다.


나의 2월은 항상 쫓기는 마음이었다.

개학을 앞두고 새 학기 준비도 해야지

얼마 남지 않은 방학도 즐겨야지

중간에 구정 명절은 딱 들어가있지

원래 날자도 다른 달보다 짧지

쫓기듯이 놀다가 일하다가 했던 숨막히던 날들이었다.

이제는 그렇게 많은 일을 해야 하는 위치도 아닌데다가

구정 명절이라도 제사도 안지내고 하니

쉬고 즐기는 것은 내가 맘먹기 나름이라

쫓기는 마음이 안들 것이라 생각한다만 모르는 법이다.

세상사는 일이 다 우연히 갑자기 일어나고

주변에 아픈 사람들이 많고

나만해도 컨디션이 하루하루 다르니 말이다.

구정때 내려오는 아들 녀석과 함께 먹을 식사 3끼 준비가 제일 큰 미션이다.

신정때와는 차별화가 필요하다.

신정때 메인 음식은 소고기구이, 아구찜, 떡국이었다.


SNS에 보면 꽃 소식이 하나둘씩 올라오고 있다.

같은 우리나라 맞나 싶게

어디서는 매화가, 목련이, 벚꽃이 피었다고도 하고 피려고도 한단다.

작년 사진 아닌가 슬며시 의심을 하다가도

아직은 몹시 추운 지금 이 꽃들이 피었다가 얼어죽지나 않으려나 걱정도 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봄은 오고 꽃을 필거라는 믿음에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12월 겨울 제주 여행에서 보았던 유채꽃과 동백은 이제 사방에서 보인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넓은 면적인 것이냐?

여기는 아직도 꽃 필려면 멀었다만.


내 휴대폰 사진 갤러리의 2/3는 꽃이나 식물 사진이다.

물론 자연 상태 그대로의 날 것들이다.

이사와서 생긴 해가 팡팡 잘 들어오는 작은 베란다에 수경재배 야채 화단을 만들것인지 고민 중인데

일단 며칠 전에 당근 밑둥을 두 개 잘라 두었고

이제 싹이 살짝 올라오려 한다.

대파와 상추는 많이 키워봤으니 걱정은 없는데 다만 모양새를 고려해야 한다.

화단은 자급자족이기도 하지만 인테리어의 일종이기도 하다. 나에게는.

야채라도 자급자족 수준은 아니어도 샐러드 수준은 해결해볼까 고민 중이다.

물론 날파리가 생길 수도 있고 특유의 냄새가 날 수도 있다만

매일 한번쯤은 물을 주며 식물과 대화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또 하나의 일거리를 스스로에게 부여하는 셈이다.

내가 꼭 해야만 하는 일거리의 개수가 많아질수록 사람은 정신을 차리게 되어있다.


현재 제일 하고 싶은 일거리는 손주녀석 육아이기는 한데

(내가 공식적인 일을 마무리하는 2년후이면 더 좋다.)

독박 육아는 쉽지 않을 거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어제 후배가 이쁜 손녀딸 독박 육아중이라고 하소연의 톡을 보냈길래 위로의 답을 보내주었다.

<가끔 그럴 때도 있어야 아기 엄마, 아빠가 숨을 쉰다고.

우리도 힘들었을 때 엄마 찬스를 쓰지 않았었냐고.

다들 그러지 않았냐고. 그때를 기억해보라고.

엄마 찬스때 얼마나 신났었냐고.>

어쩌면 인생은 돌고 도는 것이고

이렇게 심심해서 몸부림치던 2026년의 1월과 2월을 부러워 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러니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것 밖에 정답이 없다.

2월을 당당하게 꿋꿋하게 맞이해보겠다.

다짐은 이런데 실천이 잘 이루어질지는 미지수이다. 그래도 다짐과 계획은 중요하다.

그런 마음으로 일출 사진을 올려본다.

후배의 일본 가고시마에서의 일출 사진이다.

어디서든 일출은 장엄하고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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