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다 해먹을까? 2월은 짧은데.
2월의 첫 날이라고 다시 파이팅 뿜뿜해서
집안 대청소도 하고 목욕도 하고
밑반찬도 하고 내 방 책상 위치도 돌려놓고
할 것은 다했다 싶은데
이제야 오후 6시이다.
해도 제법 길어져서 이제야 내려갈 준비를 마쳤다.
아마 달은 이미 떠올랐을 것이다.
덜 춥다니 이 글을 쓰고 달이나 구경하러 나갔다 올까 싶다.
올해 제철 먹거리를 메인으로 하는 달력을 하나 구입했었다.
달력의 역할보다는
환자가 있으니 제철 싱싱한 재료를 살펴서 가급적
그 재료로 음식을 해주겠다는 나의 작은 다짐이었다.
(당사자는 물론 모를것이다만)
푸드 마일리지가 낮은 재료를 고르겠다는
지구를 생각하는 마음도 함께 포함해서 말이다.
푸드 마일리지란 식품이 생산된 곳에서 일반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이동거리를 말하며
가능한 가까운 곳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소비하는 것이 식품의 안전성은 높으면서 수송에 따른 환경오염을
경감한다는 개념이다.
1월 달력 나타난 제철 식재료 중에서는 방어랑 가자미 그리고 천혜향을 빼고는 한번씩은 재료로 사용했었다.
오늘 2월 몫의 달력으로 바꾸어 붙여두었다.
이 글의 대문 사진이다.
1월 것과 공통인 것은 한라봉과 딸기, 그리고 홍합과 굴이다.
홍합은 어제 삶아둔 것이 있고
굴은 얼마전에 국 끓여먹었었고
구정 때 아들 녀석이 오면 굴전이나 할까 싶다.
한라봉이나 딸기는 비싸서 그렇지
한 달에 한 두어번쯤은 먹는다.
내가 비싼 호텔 뷔페나 스테이크를 못 먹을 뿐
딸기쯤은 갈아서 스무디로래도 먹는다.
그런데 요리하고 맛난 것을 먹는게 취미이고,
삶을 지루하지 않게 해주고 힘든 것을 버티게 해주는 요소라고 굳게 믿는 나도 처음해보는 메뉴가 아직도 많다.
어제는 SNS에서 두부 살짝 물에 데쳐서 으깬 것에 야채 넣고 볶은 것을 보고
오늘 아침에 양배추, 당근, 양파랑 볶아먹었다.
포만감도 있고 영양가도 높고 건강에 좋을 듯하여 만족스러웠다.
저녁으로는 어제 막내 동생이 비법을 전수해준 무조림을 했다.
무 큼직하게 썰어넣고 멸치 육수에 졸이다가 말캉해지면 조림 양념을 하랬는데
내 입맛에는 오케이인데 남편 반응은 어쩔지 모르겠다.
생선 조림에 무를 넣는 것은 좋아라했는데 말이다.
낫토에 무순 올리고 김싸서 먹는게 오늘 메인인데 남편은 낫토가 잘 안씹어진다면서 별로랜다.
아니 낫토는 그냥 꿀꺽 삼키는 거 아니였나.
나는 그랬는데 말이다.
별 특별한 반찬이 없는 경우 남편의 저녁은 국과 생선 한토막 구이이다.
오늘은 얼갈이 배추 된장국에 갈치구이이다.
생선 굽는 것을 좋아라하지 않고 비린내를 질색하는 나는 할 수 없이 대기업에서 만든 2분 정도만 렌지에 뎁히면 되는 반조리용을 사용한다.
물론 나는 안 먹고 말이다.
남편은 비싼 소고기를 골라내고
(혹시 입에 들어가면 뱉는다.)
나는 생선류에 젓가락을 거의 대지 않는다.
다행이다.
둘이서 같은 종류를 좋아라한다면 내 몫이라고는 생기지 않을뻔했다.
아직도 배워야 할 해봐야 할 음식의 종류는 지천이고
내 입맛에 맞는 것을 찾아나가는 일은
그 어떤 미션이 부여된 게임보다도 재미있다.
나. 식당 알바를 찾아봐야하나?
그런데 어떤 식당 주인이 나에게 음식을 맡기겠나?
홀라당 망하는 수가 있는데 말이다.
남편의 저녁 식사 시간 7시반은 아직 멀었다.
나는 준비를 다 마쳤고 배가 살짝 고파서
믹스 커피에 에이스 과자 찍어 먹었다.
그나저나 저 많은 식재료를 언제 다해먹으려나 모르겠다. 2월은 짧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