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렉스의 기쁨은 잠시이다.

카페 의자와 반건조 생선

by 태생적 오지라퍼

플렉스의 기쁨은 분명 있다만

그 유효 기간은 생각보다 짧고 지속 가능성은 낮다는 걸

오늘 분명히 깨달았다.

드디어 식탁이 배송되었다.

똑딱 뚝딱 전문가 2인이 10여분 조립하니 식탁이 완성된다.

집에 있던 거실 붙박이 우드장식장들과 색을 제법 깔맞춤한 것 같고

이전 식탁에서 쓰던 기다란 나무 의자하고도 제법 어울리고

넉넉하고 든든하고 인테리어를 1도 모르는 남편까지 좋다하니 기분이 좋았다.

자기것이라 생각했던 나무 의자를 식탁으로 옮겨놓은 것에 고양이 설이는

이상한 눈빛을 보이기는 하나 어쩌겠나 곧 적응할 것이다.

새 식탁에서 콩나물 김치국밥을 점심으로 먹으니

맛이 더 있는 듯 하여 빠르게 흡입을 했더니 약간 체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만.

친정아버지는 감기몸살 기운이 있으실때마다 엄마에게 멸치 팍팍 넣은 콩나물 김치국밥을 주문하곤 하셨었다.

어제 임플란트 시술에 치과 치료를 엄청 오래하고 온 남편도 아마 그럴 것이다 싶어서

너무 짜거나 맵지 않게 뜨겁지않게 점심을 준비한

나의 심오한 뜻을 알랑가 모르겠다.

새 식탁 때문인지 내 정성때문인지 잘 먹어주었다.


이전에 쓰던 2인용 화이트 테이블은 거실 창가에 놓아두었다.

햇살을 받으며 그림을 그리거나 책을 읽거나 차라도 한잔 마시는 공간으로 만들어볼까하는 큰 그림이다.

물론 그 옆에 고양이 설이의 화장실이 있다는 열악한 조건이다만

그 부분은 아마 구정에 아들 녀석이 오면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줄지도 모른다.

그러려다보니 그 테이블용 의자가 하나 필요하다.

세련된 카페용 의자면 더 좋겠다.

이럴 때는 결단이 재빠르다.

지금 있는 식탁의자와 같은 결의 진한 그린색이면서

고양이 설이가 발톱의 힘을 보여줄 수 없는

가죽과 패브릭이 아닌 것으로 재빨리 폭풍 주문에 들어간다.

무려 58% 세일이라지 않는가. 구정 명절맞이라면서.

명품은 아니지만 플렉스의 기쁨을 누려본다.


남편이 좋아라하는 생선을 말려서 잘 손질해서 파는 곳은 또 왜 눈에 띄는 것이냐.

계속 비슷한 대기업의 반조리 생선에 물릴 때도 되었다.

내가 먹는 것은 아닌데 요리하는 내가 질린다.

새로운 것을 먹어보고 싶은 구성이다.

반건조 참돔, 민어, 열기, 가자미, 박대, 삼치인데

이중에서 기존에 먹던 것은 삼치랑 가자미 밖에 없다.

에라 모르겠다. 아들 녀석도 오면 같이 먹겠지 싶어서 홀라당 구입한다.

오늘은 소비욕구 뿜뿜 플렉스하는 날이다. 괜찮다.

어제는 아무것도 구매하지 않은 날이니

오늘과 합해서 평균값을 구하면 그리 많이 쓴 것도 아니다.

아마 이것들이 배송되어 와서 오픈하는 날까지는 기분이 좋을 듯 하다.

그래서 한때 유튜버들이 그렇게 배송물품 박스 개봉하는 유튜브를 너도 나도 그리 찍어댔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식탁과 의자와 반건조생선까지 쓸어담은 내가

내일은 또 무엇에 꽂힐지 알 수 없다만

세상 뭐 있나. 소소하게 마음에 드는 거 사는 기쁨도 분명하다.


그나저나 고양이 설이를 새 식탁에 올라가지 못하게 단호하게 교육을 시켜야는데 가능할까 모르겠다.

학생 교육은 내가 전문가인데

고양이 교육은 아직 경력이 미천하다.


(오늘 재미나이에게 여러번 미션을 주었더니 오늘의 무료 버전 사용 횟수가 다 되었다고 딱 입을 씻는다.

유료를 써야하나 고민중인데 이것은 아들 녀석과 의논하고 플렉스 하련다. 위 사진은 보고 싶어하는 눈사람 사진을 SNS에서 찾은 것인데 아마도 AI 작품인듯 하다. 내가 원한 것은 저런 귀여운 모양을 한 아그들이 만든 눈사람인데 말이다. 작년까지는 학교 운동장에서 봤었는데 올해는 직접 볼 수는 없을 듯 하다. 눈사람에 연연해하다니 내가 참으로 신기하도다.

눈사람은 돈으로 플렉스 할 수는 없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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