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의 기본은 김치찌개이다.
이번 주 입맛이 아주 둘쑥날쑥 예민했다.
특히 점심 급식 밥의 딱딱한 정도가 거슬렸다.
밥이 잘 씹어지지 않는 것 같고 씹는데도 힘이 드는 것 같았다.
왼쪽 얼굴과 구강 구조에 약간의 통증이 있는지 꽤 되었는데
요새 조금 나아진 것 같아서 방심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급식 밥을 찔 때(대량의 밥은 찜통에 찐다.)
약 3분 정도 시간을 줄였던지 둘 중에 하나일 수 있다.
내 생각에는 90프로 후자였다.
밥이 깔깔하여 입안에서 씹어도 씹어도 돌아다니는 것 같았다.
밥이 까칠하니 반찬도 맛있는지 어쩐지 알 수가 없었다.
어르신들이 진밥이나 죽을 좋아하는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점심을 이렇게 먹으니 퇴근 후 저녁을 준비하면서 배가 고파서 화가났다.
나는 참 이상하다.
배가 고프면 화가 난다. 맛없는 것을 먹어도 화가 난다.
나의 머리는 위랑 직통으로 연결 되어 있는 것일까?
이렇게 입맛이 별로일때는 다시 기초로 돌아가야 한다.
공부건 생활이건 뭐가 잘 안맞고 엉키게 되면 그 타래를 푸는 방법은 기초로 돌아가는 것이다.
한식의 기초는 김치찌개나 된장찌개이다.(내 생각이다.)
그 중에서 가장 몸 상태가 나쁠 때는 김치찌개가 답이다.
된장찌개는 상태가 아주 나쁘면 쓴 맛을 느끼게도 된다.
입덧때 그런 극한 경험을 해보았다. 된장도 쓰고 고추장은 짜고 엉망진창인 상태가 입덧이다.
오늘 저녁은 기초에 충실한 참치 김치찌개를 준비했다.
적당하게 신 김치 1/3조각이 남아있으니 참치 캔 하나를 따고 파만 쫑쫑 썰어넣으면 되었다.
두부랑 양파는 빼고 단순하게 끓여서 나의 입맛을 테스트해보기로 했다.
아들은 저녁 약속이 있다니 테스트 하기에 딱 좋다.
김치찌개 정식 혼밥. 반찬은 감자볶음, 오이무침, 달걀말이.
어느 기사식당에서 파는 것만 같은 메뉴이다.
오늘 저녁이 맛있다면, 그리고 주말에 푹 쉰다면 다음 주 급식은 다시 맛있게 될 것이다.
음식은 잘못이 없다. 나의 컨디션에 따른 입맛의 차이인것이다.
밥맛이 있다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뜻과 통한다.
내일의 특식은 오랫만에 감자와 스팸이 주 재료이고
거기에 갖은 양념을 다 넣고 된장과 고추장으로 버무린 감자짜글이 예정이다.
이런 단짠 음식을 먹을때는 흰 쌀밥이어야 격이 맞는다.
단짠 음식을 먹어도 집 나간 입맛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그때는 영양보조제의 힘이라도 빌려야 한다.
그나 저나 이번주 일요일 최강야구 직관 취소표는 왜 이리 안나오는 것일까?
내가 혹시 직관 취케팅의 새로고침의 늪에 빠져서 입맛을 잃어버린 것은 아닐까?
일단, 김치찌개 정식에 도전해보련다. 그런데 왜 육회탕탕이가 생각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