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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생적 오지라퍼 May 28. 2024

늙지않은 혼밥요리사의 비밀 레시피 49

교사는 무상급식이 아니다. 같은 메뉴를 먹을 뿐.

지난 주와 이번 주 이런 적이 없었는데 학교 급식 메뉴가 계속 마음에 안들었다.

아직 날씨가 그렇게 더운 것은 아닌데 지난주는 냉 모밀이, 오늘은 얼음동동 냉잔치국수가 나왔다.

아마도 오늘이 체육활동일이라 하루 종일 운동장에 있으니 매우 더울것이라 예상했을 수 있지만

오늘은 흐리고 바람이 꽤 불었었다.

우리학교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학교라서인지는 모르겠으나 학생 식당과 교직원 식당이 지하에 있다.

그래서인지 식당이 몹시 서늘하다. 지하의 습기를 느낄 수 있을 정도이다.

점심을 먹으러 갈 때 겉옷을 하나 더 입고 내려갈 정도이다.

나는 한 여름 35℃정도 되어야 냉모밀이나 냉잔치국수, 냉면이 생각나는 체온이 낮은 사람이다.

아이스아메리카노와 빙수를 먹는 날은 1년에 며칠 되지 않는다.

아직도 아침 저녁으로는 목이 추운 듯 하여 얇은 머플러를 묶어주는 사람이다.

그러니 냉모밀과 냉잔치국수에 손이 갈 리 없다. 작은 만두 두개만 먹고 말았다.


학교 급식은 철저하게 학생 위주이다. 목적이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니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맞다,

나같은 체질의 학생은 없을테고 여름에는 차가운 음식이 주가 되는 것도 당연하다.

매번 내 입맛에 맞고 내 취향에 맞는 메뉴를 희망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러나 고려해주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은 있다.

냉모밀이나 냉잔치국수를 할 때 똑같은 국물을 하나는 차갑게, 하나는 따뜻하게 제공할 수는 없을까?

똑같이 만들어서 하나는 냉장 기구에 하나는 보온 기구에 넣으면 될 것 같은데 말이다.

이건 짜장면이냐 짬뽕이냐의 선택 문제보다는 훨씬 간단한 문제일터인데 말이다.

또 한 가지를 덧붙이자면 면의 양이 많다. 국수도 스파게티도 모든 면요리의 기본 양이 너무 많다.

거창하게 음식물 쓰레기를 줄여서 지구를 살리자는 이야기까지는 하지 않겠다만

기본 국수 양을 적게 하고 더 먹을 사람들은 추가로 가져갈 수 있게 하는 것은 어떨까?

기본을 많이해서 남기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이고 잔반 처리에도 효과적일 것 같은데 말이다.

물론 일손이 더 갈 수 있다. 시간도 부족하고 인원도 부족한 것이 학교 급식실 현황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런데 말이다. 모든 일을 사용자 편의를 기준으로 진행하면 멋진 사업이 되는 법이다.

급식실 여사님들의 손이 부족하고 일이 힘든 것을 고려하더라도

내가 제안한 이 정도는 그리 힘들 것 같지 않은데 말이다.

그러나 이 두 가지 개선안을 차마 영양교사 선생님께 이야기 하지는 못했다.

스스로 깨달을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한다.

그냥 주는대로 감사히 먹지 무슨 말이 많냐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생각이다.

교사는 무상급식이 아니다. 소정의 급식비를 낸다.

물론 다른 식당과는 비교가 안되게 싼 값이기는 하다.

그래도 맛있는 것을 먹고 싶다.

그리고 맛있는 것의 기본은 찬 음식과 따뜻한 음식 두가지 선택지를 주는 것으로 간단히 해결될 수 있다.

오늘도 위와 같은 이유로 점심을 거의 못 먹어서 퇴근하니 배가 많이 고팠다.

집 앞 갈비탕을 사가지고 와서 먹을까 했는데 정기휴일이다.

할 수 없다. 시금치 된장국을 빨리 끓여서 찬밥에 말아서 파김치와 먹어야겠다.

배고파서 정신없이 먹다보면 급하게 먹고 그러면 소화가 어려워지는 악순환을 반복하지 말고

천천이 여유를 가지고 먹어야야겠다.

그나저나 어제 급식 메뉴는 고등어무조림과 생뚱맞게 크림치즈 베이글 반쪽이 나왔었다.

내 머리로는 이해하기 쉽지않은 메뉴이다. 퓨전은 어렵다. 소인수분해 정도의 난이도이다. 나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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