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더 이쁘다.
3월초가 이렇게 따뜻한 적이 있었던가 싶은 올해다. 학교의 3월은 참으로 서늘하고 춥고 바쁘다.
마음은 바쁜데 몸은 추우니 서럽기까지 하다. 특히 옳긴 새 학교에서의 3월이라면 더 그렇다.
낯설고 무언가 조바심나고 잘 모르겠고 게다가 이유가 있건 없건 조금은 억울하기도 한 게 옮긴 새 학교에서의 3월이다.
올해는 옮긴 학교에서의 2년차이고 업무도 작년보다는 적어졌고 한 번 해본 일이라 마음이 편한데다가 날씨마저 좋으니 무언가 선물을 받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쉽게 봄이 오고 겨울이 물러날 리가 없다. 지금까지의 경험상...
아니나 다를까 내일부터 꽃샘추위가 온단다.
오늘부터 하루 종일 비가 내리고 바람도 불고 기온이 급속 하강하고 있는 중...
이런 때는 기상청 예보가 너무 잘 맞아 안타깝기도 하다.
어제는 미리 온 봄을 느끼고 싶어 굳이 산책을 나갔었다.
미리 핀 영춘화와 매화류, 벚꽃류들이 수줍게 그러나 이쁘게 핀 것에 감동을 했다. 아무리 사진을 찍어대도
그 이쁨을 다 담기는 어렵다.
그 이쁨에, 일찍 피어난 수고에 많은 찬사를 보내면서도 내일부터 온다는 꽃샘추위가 걱정되었다.
일찍 피는 부지런한 꽃들이 더 힘들고 더 많이 견디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어서 안타깝기만 했다.
꽃도 사람이랑 비슷한 삶인 듯 했다.
먼저 해보고 앞서나가고 새로운 것에서 오는 어려움은 분명 있다.
성공했을 때의 짜릿함과 자신감도 물론 있지만...
아마도 먼저 피는 꽃들도 그러리라 싶다.
날씨도 춥고 물도 모자라고 꽃을 피우기에는 주변 환경이 아직 열악한데
꽃을 기다리는 우리의 마음을 아는 듯
그리고 주변을 잘 살펴보는 사람들에게만 그 소식을 살며시 전해주는 듯
수줍게 먼저 피는 꽃들이 있다.
내일 많이 춥지 않기를
그래서 먼저 피느라 수고한 꽃들이 절망감을 느끼지 않기를, 개화를 준비하는 다른 꽃들이 움츠려 들지 않도록 기도해본다.
난방비 폭탄의 후폭풍은 학교에도 적용되어 가뜩이나 추운 학교가 더 춥고
금요일 오후부터 사람의 움직임이 없었으므로 월요일 오전에는 그 추위가 제일 심하다.
교사 생활 중 겨울옷 정리는 항상 4월말이었다. 그 이전에 집어넣었다가 다시 꺼내기를 반복한 경험이 다수 있다. 비공식적이지만 내복을 가장 먼저 입고 가장 늦게 벗는 직종이 교직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넣어두었던 옷이라도 꺼내 입겠지만 먼저 핀 꽃은 추위를 피할 방법이 없어 보인다. 그저 참고 버티는 수밖에는...
그래서 꽃샘추위는 밉기만 하다. 제발 살살 지나가다오.
일찍 피느라 고생한 봄꽃들의 수고를 조금만 더 느낄 수 있게 해주기를
앞서 나가는 것이 어렵지만 의미 있는 도전임을
피고자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는 다른 꽃들에게도 희망을 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