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에서야 알게 된 나의 비밀

영원한 비밀은 없다.

by 태생적 오지라퍼

두 달을 못 버티고 염색을 하러 갔다.

파마와 염색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없는 머리숱과 납작한 머리통을 감추고자

볼품없이 삐죽 솟아나는 흰머리를 감추고자

기타 여러가지 이유들로 인해

어려움을 참고 시간과 돈을 쓰는 일일 것이다.

나는 염색약이나 파마약을 바르고 나면 5분 정도는

두피를 바늘로 꼭꼭 찌르는 듯한 따가움을 느끼곤 했다.

어디서 하든, 어떤 약을 쓰던 따가움이 없었던 적이 없었다.

컨디션이 나쁜 날은 더 심하고 조금 덜 심하고의 차이만 있었을 뿐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5분 정도가 지나면 두피가 적응이 된 것인지

그냥 저냥 참을만해지곤 했다.

오늘 귀 주변의 따가움을 참아보려 휴지로 정신없이 닦아내다가

갑자기 궁금해서 물어보았다. 다들 따갑다고 하죠? 라고...

미장원 사장님의 무슨 소리냐는 표정에서 난 또 하나의 비밀을 알게 되었다.

따갑고 아프다는 손님은 처음이라고, 가렵다는 손님은 가끔 있다고...

나만 그랬었나보다. 나만 그렇게 아팠었던 건가보다.

어려서부터 심한 편두통에 시달리면서도

속옷 펑펑 적시는 많은 생리량와 생리통에 시달리면서도

나는 다른 사람들도 다 그런 줄 알았었다.

딱히 물어보기에는 조금은 민망한 아픔이어서

그리고 나만 특별하지는 않겠지라는 생각에서였다.

유전에 의한 희귀성 혈관 질환이 있다는 것과 (진통제가 다행히 잘 듣는다.)

방광을 누를 정도의 큰 자궁 근종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두번의 수술로 결국 제거했다.)

비로소 나는 나의 통증에 대한 비밀을 알게 되었었다.

가장 유전적으로 비슷한 막내 동생에게 염색약의 통증에 대해 물어보았다.

자기는 가렵기는 하나 아프지는 않다고..(100퍼센트 똑같은 유전은 없다. 쌍둥이도 다르다.)

아직도 모르는 나의 비밀이 몇 가지나 더 있을려나.

궁금하기도 하지만 더 이상은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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