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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과학 교사의 수업 이야기 57

연습은 실전처럼, 실전은 연습처럼

by 태생적 오지라퍼

오늘은 2주일에 걸쳐서 연습했던 현미경으로 기공 관찰 수행평가를 보는 날이다.

지난 시간 기공 관찰 연습까지 여러 번에 걸쳐서 현미경 연습을 했었고 오늘은 드디어 실전인 셈이다.

항상 연습은 실전처럼, 실전은 연습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해야 하는 법이지만 꼭 그렇게 되지는 않는다.

비비추 잎을 새로 따오고 새 슬라이드 글라스도 준비하고 평가 과정을 촬영할 아이패드 거치대도 준비했다.

제한 시간은 20분, 타이머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실험대 1개 당 2명씩 각각의 현미경을 앞에 두고 프레파라트를 만들고 기공을 찾는다.

정확하게 다 찾으면 손을 들어서 나에게 A,B,C 등급을 받은 후

태블릿 연사로 기공 사진을 촬영하여 관찰 배율 기록과 함께 구글 클래스룸에 업로드한다.

한 학급에 3~4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A 등급을 받았으니 꽤 열심히 연습한 셈이다.

연습을 많이해서 과정이 익숙해지면 실전은 오히려 쉬울 수 있다.

연습을 많이 하지 않으면서 실전에서 잘하기만을 바란다면 그것은 요행을 바라는 심리와 비슷한 것이다.


현미경을 연습한 김에 다음 주는 여름방학 맞이 마지막 실험으로 혈액 관찰을 하려 한다.

새끼 손가락에 채혈침을 찔러 혈액을 한 방울 얻은 후(희망자에 한해서만 샘플을 채취한다.)

자신의 혈액속의 적혈구와 백혈구를 관찰하면 된다.

대부분 적혈구는 많이 있으니 관찰이 쉽고 백혈구는 볼수도 못볼 수도 있다.

그리고 적혈구와 백혈구의 역할에 대한 분명한 이해를 위한 설명도 이어질 예정이다.

적혈구는 산소 및 영양소 운반, 백혈구는 우리몸에 들어온 세균 박멸의 중차대한 역할이 있다.

누가 더 중요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이 둘은 생명 유지의 근간이다.


물론 내 혈액 속의 혈구 관찰 이전 시간에는 전문가가 만들어놓은 영구 프레파라트 혈구 관찰이 이루어진다.

전문가급은 아니어도 비슷하게 프레파라트를 만든 성공 경험은 현미경 실험을 즐겁게 만들고 자신감을 준다.

오늘 기공 실험도 꽤 여러 명 멋진 사진 촬영에 성공했다. 위 사진도 그 중의 하나이다.

결과 사진은 내일 오픈하여 서로 비교해보고 우수작에게는 작은 간식을 제공할 예정이다.

사진을 비교해보면 자기는 왜 A등급이 아닌지를 명확하게 알게 된다.

모든 일에서 격려와 자극은 역량 발전의 두 가지 축이 된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더 잘한 부분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자연스럽게 나의 발전이 뒤따르게 될 것이다.

내 것만 잘했다고 생각하면 더 이상의 발전은 따라오지 않는다.

성공 경험은 분명히 다음 스텝으로의 발전을 위한 중요한 요소이지만

성공이 아닌데 성공했다고 생각하려는 마음으로는 높은 단계로 올라가는 일은 어렵다.

다른 사람이 잘 한 것을 부러워만 하거나 시기 질투만 하지 말고

나도 연습을 해보자. 무슨 일이든 많은 연습이 있다면 못할 것은 없다.

물론 돈을 버는 것은 이 카테고리에 해당되지 않는다.

그것은 내가 가장 잘 못하는 부분이다. 쉽지 않은 일이다.

돈 버는 일 빼고는 연습하면 다 잘 할 수 있다. 아마도 그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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