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체험활동 장소 답사하기에는 너무 더웠다.
2학기에 예정되어 있는 2학년의 외부 체험활동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LG 사이언스 센터에서 AI를 활용한 디지털기기 활용 체험활동이 하나이고(진로체험의 날이다.)
다른 한 가지는 **월드에서의 학년별 체험활동일이다.(학생들이 제일 고대하는 날이다.)
학생들을 인솔해서 외부로 나가는 일은 교사로서는 부담 백배이다.
아무런 일이 없이 잘 진행되어야 본전인 셈이다.
코로나 19 이전에도 그랬고 그 이후의 현재 상황에서는 더욱 힘들어져 다들 피하고 싶어한다.
당일 체험활동도 그렇지만 1박 2일이나 2박 3일 수련활동이 될 경우는 더더욱 그러하다.
그래도 학생들은 그 날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약간의 일탈을 느끼고 싶은 그 마음은 안다.
오늘은 2학기 체험활동 중 하나인 LG 사이언스 센터를 답사하였다.
도착만 하면 전문 강사들이 멋진 장소에서 멋진 수업을 진행해주는 이런 활동은
인기 절정이라 공문을 재빨리 살펴서 먼저 신청한 학교가 선정되는데 나는 2월부터 준비한 것이다.
답사의 목적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지하철역에서부터의 동선이다.
학생들에게는 이동 동선을 몇 번이고 안내하지만 나 같은 천부적인 길치도 있는 법이니
꼼꼼이 사진을 찍고 안내도를 만들어둔다.
다들 제 시간에 도착만 하면 일단 걱정의 반은 줄어든다.
못 찾아오는 학생이 생길 경우가 제일 난감하고
그 학생이 도착할때까지 담임과 학년부장은 안절부절하게 된다.
오늘은 LG 사이언스 센터에 이어서 그 옆에 위치한 서울식물원도 답사를 하였다.
오래전 개장하자마자 지금은 아픈 동생과 함께 다녀왔던 추억이 있는 곳이다.
가을 단풍이 멋질때쯤 희망자 대상의 생태투어를 계획하고 있어서 근처에 온 김에 같이 답사를 한 것이다.
33℃의 대낮 기온에 식물원을 한가하게 산책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다른 방문객들은 내부에 위치한 온실과 내부 전시관만 둘러보는 듯 했다.
나는 당일 학생들의 동선을 체크해야 하고
간단한 간식을 먹을 장소도 확보해야 하니
단단히 마음을 먹고 모자와 선글라스를 쓰고 천천이 식물원의 외부까지 한바퀴를 다 돌았다.
동생과 함께 걸었던 그 시절에서 시간이 많이 흘렀나보다.
그때만해도 동생이 천천이는 걸을 수 있었다. 많이는 못 걸었지만...
시간이 흘러 동생은 지금 누워만 있다. 슬프기가 그지 없다.
그때에 비해 나무들은 풍성해졌고 여름에만 볼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연꽃이 무성했다.
그리고 행사 당일 간단한 샌드위치와 음료를 먹을 VR 카페도 확보했다.
VR 기기가 현재는 고장이라 하는데 우리가 갈 때쯤은 말끔하게 고쳐졌으면 참 좋겠다.
가상 열기구 체험이 진행되는 것 같으니 열기구의 작동원리로 과학 내용을 살펴볼 수도 있겠으니 말이다.
그리고 예약 관련 연락처도 알아두고 화장실 동선도 확보해두었다.
이렇게 나의 방학은 2학기를 준비하는데 사용된다.
학기 중이라면 이 먼곳까지 수업을 다한 후 답사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나저나 출장 수당보다 내 돈이 더 많이 나가는 이런 불공정은 어떻게 해소되어야 할까나?
입장료 5,000원 + 간식 먹을 카페에서 음료수 시음(이상한 사장님도 있으니 꼭 확인 필요) + 주차비 = ?
그런데 이쁜 연꽃과 멋진 구름 사진을 건진 것으로 그냥 넘어가련다.
늘상 그랬듯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