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사랑 6
조금은 이상한 나만의 스포츠 경기 관람 방법
나는 본태성 새가슴의 소유자이다.
이런 새가슴이 스포츠는 왜 좋아하는 것일까?
그 질문에 나는 아직도 대답을 찾지 못했다.
스포츠는 좋아하는데 이기는 경기 보는 것만 좋아한다.
지는 경기는 가슴이 아파서도 못보겠고 화가 나서도 못보겠다.
특히 좋아하는 팀이 있는 시합은 더욱 더 그렇다.
제일 좋아하는 경기는 결과를 알고 보는 압승의 경기이다.
아들 녀석은 나에게 묻는다.
그게 스포츠를 좋아하는 거냐고?
중계를 보는 거 맞냐고?
실시간으로 가슴을 조이면서 응원과 한탄을 함께 하면서 보는 것이 스포츠 아니냐고?
그 말이 물론 맞다.
그런데 그런 가슴이 조이고 두근두근한 경기를 보면 머리가 아프고 정신이 아득해지고 기력이 하나도 없어져서 쓰러질 것 같은 것을 어쩌겠냐.
내가 그 운동선수의 가족인 것 같이 안타까워서 눈물 나는 것을 어쩌겠냐.
나는 그냥 스포를 보고 이긴 경기를 신나하면서 돌려보거나
내가 응원하는 팀의 이긴 경기 하이라이트를 보고 또 돌려 보는
그런 방법의 스포츠 시청을 하는 것이 내 방식의 스포츠 사랑법이다.
우리학교는 야구부가 있다.
시합을 가기 전 아그들은 각자 자신감에 넘쳐서 이야기를 한다.
홈런 3개 치고 오겠습니다. 콜드게임하고 올께요. 정근우보다 멋진 2루 수비 하고 옵니다.
이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시합에 나선다.
아마도 그것은 자신감일 수도 자기 암시일수도 불안함을 달래보려는 기작일 수도 있다.
그러나 시합이라는 것이 그렇게 쉬운 것은 아니다.
아무리 중학교 시합이라해도 기세가 있고 실력이 있고 그날의 운세가 있기 마련이다.
지난 주 1박 2일의 수련활동과 테마체험일을 앞두고 야구부들은 고민에 빠졌었다.
시합을 이기면 부산에서의 시합일정상 수련활동과 테마체험에 참석이 불투명했다.
그렇다고 학교 행사 참여를 위하여 시합을 일부러 지거나 대충 할 수는 없는 법.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그들의 모습이 눈에 보였다.
그러나 하늘의 뜻이던가..
비가 내려서 시합 일정이 순연되는 바람에
기쁘게 시합을 이기고 서울로 올라와서
수련활동과 테마체험일을 즐기고 다시 부산으로 내려갈 수 있었다.
비록 시합 일정 때문에 수행 평가 일정은 엉망으로 꼬여버렸지만
학교 행사를 함께 할 수 있어서 다행이고
이왕 8강에 올라간 김에 더 높은 곳까지 가기를 기도한다.
그들이 돌아와서 자신의 성적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게 되기를
학교의 이름을 드높였으니 과자를 달라는 너스레를 떨게 되기를
그 사이에 못했던 수행평가를 위한 특별보충 수업에서 시끄럽고 소란하게 떠들어주기를 기대해본다.
졌잘싸는 진팀에게는 너무도 가슴 아픈 단어이다.
구질 구질하더라도 버텨서 결국에는 이기는 경기를 보고 싶다.
적어도 나 같은 새가슴을 가진 관중 입장에서는 그렇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최애 최강야구 선수들도 언제나 파이팅이다.
오늘은 내일이 휴일이라 출근 걱정 없이 100회 특집 본방을 사수할 예정이다.
예전에는 국제 대회에서 메달을 따고 귀국하면 위 사진의 배경인 광화문에서 환영행사를 열어주곤했다.
오픈카를 타고 태극기와 함성에 둘러싸여 꽃다발을 걸고 위풍당당하게 손을 흔들던 그런
영웅들의 경기를 계속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