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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생적 오지라퍼 Oct 21. 2024

늙은 과학 교사의 수업 이야기 85

천문학으로의 초대

3학년들은 중학교에서의 마지막 기말고사를 11월 첫주에 앞두고 있다.

고등학교 내신 성적 산출일 마감이 있고

기타 진학관련 서류 제출일 마감이 있어서

사실 중 3들의 수업은 기말고사 즈음이면 마감된다고 보면 된다.

그 이후의 수업은 학생들도 긴장하지 않고(성적에 안들어간다는 마음이 저절로 생긴다.)

교사들은 긴장이 풀려서( 학년 성적 제출이 원만하게 되었다는 안도감이 절로 생긴다.)

전환기 교육 기간의 중요성을 모두 알고는 있으나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래서 실제적인 수업은 오늘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한 시간을 달렸다.

다음 주는 오늘 수업 내용을 다시 한번 복습한 후 간단한 퀴즈를 보고 마무리할 예정이다.


오늘은 별의 거리를 측정하는 방법과 별의 색깔로 온도를 추정하는 방법에 대한 설명이다.

먼 별까지의 거리는 시차를 측정하거나 별의 밝기 등급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는데

내용은 간단해보이나 사전 배경 지식이 필요하다.

시차는 간단한 실험으로 이해하게끔 구성되어 있으나 아이들은 그것을 수행하는 것부터 힘들어한다.

오른쪽 구멍으로 물체를 보고 다음에 왼쪽 구멍으로 물체를 보라했는데

한 구멍에는 오른 눈을 다른 한 구멍에는 왼 눈을 대고 보면서 안보인다고 한다.

별 (가)를 세워서 보고 닫은 후 별 (나)를 세워서 보라고 하였으나

별 (가)와 (나)를 동시에 입체로 세우고 보니 여러 개가 동시에 보인다고 한다.

우여곡절 끝에 실험을 끝나고 시차와 연주 시차를 측정하는데는 성공하였으나

실험 결과는 나왔는데 이것으로 별까지의 거리와 시차가 반비례한다는 결론 유출까지는 또 난관에 봉착한다.

그림으로는 이해하는데 글자로는, 문장으로는 이해가 안되는 것이다.

할 수 없다. 여러 차례의 반복 설명으로 첫 번째 미션을 마무리했다.


두 번째로는 별의 밝기와 거리와의 관계이다.

이번에는 친근한 예를 들어 이해를 시도하였다.

얼굴 크기가 달라 보이는 사람을 정확하게 비교하려면 그 두 사람을 같은 위치에 놓고 사진을 찍어야 하는 법. 얼굴이 큰데 뒤로 숨어서 얼굴이 작아보이는 효과에 속으면 안된다는 예를 들었다.

셀카에 민감한 중학생 대상의 비유이다.

별의 밝기도 마찬가지이다.

실제로 밝은 별이 있고 지구에서 가까워서 밝아 보이는 별이 있다.

따라서 누가 누가 더 밝은 별인가를 비교하려면

같은 위치(10pc)에 위치한다고 가정하고 밝기를 비교해야 한다는 점이 기본이다.  

그리고는 그 내용을 이해했는지 확인하기위해 예시 문항을 풀어보았다.

문제를 풀어보면 이해도도 알 수 있고 어느 부분에서 오류가 나는지도 알 수 있다.

따라서 문제를 많이 풀어본 사람이 시험을 잘 보게 되는 것은 만고의 진리이다.


마지막으로 별의 색으로 온도를 가늠하는 방법을 설명하였다.

우리는 보통 빨간색이 가장 온도가 높을 것으로 막연하게 생각하나

사실 별은 푸른색이 가장 온도가 높고 빨간색이 가장 온도가 낮은 별이다.

태양의 표면온도는 약 6,000℃ 정도이고 태양의 색깔은 노란색이다.

빨간색 별보다는 표면온도가 높으나 파란색 별보다는 훨씬 온도가 낮다.

이 부분은 사실을 인지하면 되는 내용이니 쉽게 넘어갔다.


이 내용들은 고등학교에 가서 더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다루게되니 중학교에서의 내용을 꼭 숙지해야만 한다. 공부는 벽돌쌓기와 같다.

바닥을 든든하게 해놓고 위로 하나 하나 올려가는 과정이다.

중학교에서의 공부가 그래서 중요하다.

나는 평생 중학교 교사였고 그렇게 마무리 할 예정이다.(물론 대학에서 강의는 했었지만 말이다.)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가장 기본적인 과학 역량을 키우는데 평생을 보낸 것이다.

고등학교 교사로 대학 진학을 위한 수업도 중요하지만

나는 중학교 교사로 학업의 기본을 세우는 일도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확신한다.

다음 주에 퀴즈를 봐야 알겠지만 반 정도의 학생들은 이해한 것처럼 보였다.

나머지 반의 이해는 다음 주 20분 정도의 최종 정리 시간에 다시 한번 도전한다.

모든 학생이 완전 이해를 하는 그런 이상적인 수업은 현실에서는 결코 있을수 없지만 끊임없는 나의 도전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오늘도 최선을 다했다.

다음 주는 중 3과의 마지막 수업일이다.

기말고사 이후에는 과학과 연관된 기본 역량을 가꾸는 다양한 주제로 즐겁게 아이들을 만나고 싶다.

아참, 보름달 사진은 거의 모든 아그들이 촬영에 성공했다. 밤에 찍는것보다 아침에 찍으면 더 쉽다는 팁을 전수했더니 성공율이 높아졌다. 우수작 선정은 기말고사 끝내고 학생들이 스스로 선택하게하면 되겠다. 난 우수작 상품 간식이나 준비하면 될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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