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누구나 가능한 성적 올리는 비법

이 시기가 매우 소중하다.

by 태생적 오지라퍼

공부를 못하고 싶은 학생은 없다.

돈을 많이 벌지 않고 싶은 직장인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바로 이 시기 학기말을 잘 살펴보면

성적이 올라갈 학생과 아닌 학생이 확연하게 구분된다.

아마 교사가 아닌 일반인의 시선으로 보아도 명확할 것이다.

방학식과 졸업식을 딱 10일 남겨둔 현재의 교실 활동을 한 시간만 지켜본다면 말이다.


이 시기 쯤에는 이런 저런 학기말 활동이 이루어진다.

물론 교과서 진도는 다 나갔을 것이다.

아주 흔하지 않은 케이스로 마지막 시간까지 수업 시간에 흐트러짐을 볼수 없다고

교과서 내용을 남겨두는 특이한 선생님이 계시기는 한다만...

일반적으로는 자유 시간을 부여하던가,

쉬운 미션의 활동을 선택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해주던가

교과 내용과 연관된 영화를 보여준다던가

그런 유동성있는 쉼이 있는 시간으로 진행된다.

이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학부모님도 계신다.

매일 학교 가서 영화만 보고 오는데 차라리 학원을 보내겠다고 하시는 거다.

글쎄, 그 방법이 단기간에는 효과적일 수도 있지만 학생들에게도 숨쉴 구멍은 있어야 한다.

1년간 함께 생활한 같은 반 친구들과의 헤어짐도 준비해야하고

마무리 활동을 하면서 찐한 우정도 쌓아야 한다.

물론 성적 이외에 이런 것은 필요없다고 생각하신다면 할 수 없지만 말이다.


우리학교 중 3의 경우 대부분은 금요일 학교 축제에서 공연에 올릴 뮤지컬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노래도 익혀야 하고 동작도 대사도 외워야하고 동선도 맞추어야하니 바쁘다.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 뮤지컬 공연이 될 확률이 크다.

언제 또 해보겠나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는 학생들은 성적도 올라갈 확률이 크다.

공부건 뮤지컬이건 열심히 참여한다는 것은 일단 업그레이드의 가능성이 보이는 학생이다.

뮤지컬 연습 중간 중간의 조금은 자유로운 수업에서는 그 가능성이 더 명확하게 나타난다.

내가 부족한 과목의 구체적인 학습 계획이 서 있는 학생들은 주저함이 없다.

준비해온 학습 자료를 꺼내고 조용하게 자신이 할 일을 한다.

그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학생들은

초기에는 근본 없는 수다를 떨다가 이내 엎드려 잠을 자게 된다.

<언제 놀겠나. 고등학교에 가면 못 노니 지금이 마지막으로 노는 거다> 라는 이야기는

내가 중3 이었던 시절부터 돌아다니는 이야기이나 명확하게 틀렸다.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절대로 따라갈 수가 없다.

교실에서 엎드려 자고 있는 학생들이

그 전 날 밤 늦게까지 학업에 열중해서 피로한 학생일거라는 그런 생각은 버려야 한다.

공부도 낮잠도 모두 관성의 법칙에 따르며

습관의 반영이다.


북한에서도 무서워 한다는 소문이 도는 중 2는 더 하다.

아직은 공부하는 것이 몸에 배어있지 않고 학업이 당면 과제가 아니라는 마음이 더 크다.

마냥 회피하고 싶은 수험생이라는 단어가 곧 앞에 놓이니 그럴 수도 있다.

그런데 말이다.

해야할 학습의 양은 정해져 있고, 시간은 유한하므로

미리 시작하는 사람이 앞서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고 공평한 이치이다.

맛집이나 전시장이나 볼거리에는 오픈런을 주저하지 않는 사람들이

왜 공부만 미루고 미루어 두는 것인가?

누구나 가능한 성적을 올리는 비법이란 딴거 없다. 먼저 시작하는 것이다.

어차피 해야 할 일 먼저 시작하면 된다.

내일부터 이렇게 말하지 말고 지금 당장이다.

짜투리 시간을 모으면 제법 긴 시간이 된다.

자신의 일을 알아서 잘 처리하고 있는 단단한 녀석들에게는 그냥 격려의 박수만 보내면 된다.


어제 들은 이야기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말이 있다.

내 최애 <최강야구> 단장의 7할 미션 달성 후 이야기 내용 중 일부이다.

<이 팀을, 이 프로그램을 너무 사랑하지 말자고 다짐을 하였다.>

나도 그랬던 적이 있었던 것 같다.

그 해 우리반 학생들에게 너무 많은 애정을 주지 않고자

그래서 헤어질 때 너무 마음이 아프게 되지 말자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공부는 그렇지 않다.

무한 애정과 노력을 보일수록 성적은 올라가기 마련이다.

특히 1월과 2월에 바짝 할수록 그 효과는 크다.

그러니 오늘의 나처럼 생각지도 못하게 일찍 일어났다면

뒹굴거리지 말고 핸드폰 돌려보기 말고

공부를 시작해보자.

그렇게 힘들고 싫었던 공부도 다 때가 있다. 나중에는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공부를 할 수 있는 나이가 그 시절이 참 좋을 때라는 것을 인생 1막이 끝날때쯤에야 알게 된다.

지금은 믿기지않을테지만 말이다.

그리고 학부모님들이시여.

본인은 공부를 안하셨는데

내 자식은 그림처럼 앉아서 공부하는 그런

공상 만화는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로또 당첨 확률보다도 낮다.


오늘 아침 너무 일찍 일어났다.

어떻게 일정이 변할지 모르는 급박한

오늘, 내일, 모레가 될 듯하여

교실에서 보는 답답한 아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먼저 적어보았다.

오늘의 미션을 먼저 처리한 것이다.

공부나 업무는 이렇게 양을 조절하기도 하고 예측도 가능한데 브런치 글을 그렇지 않다.

지난 주 토요일과 일요일 사이.

A형 독감의 아픔에 빠져 정신없을때 갑자기 200명이 넘게 브런치 내 글을 읽어주셨다.

그리고는 어젯밤 갑자기 평소보다

100명은 많은 분들이 내 글을 읽어주셨다.

기분좋은 당황스러움이다.

이유는 알 수 없다만 고마울 따름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늙은 과학 교사의 수업 이야기 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