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IB 그리고 STEM(부제: 공부가 가장 쉽다)
우리나라는 열풍이 쉽게 분다.
인터넷의 영향이기도 하고 국민 성향일지도 모른다만
갑자기 유행을 하게 되면 역주행도 되고 일약 스타가 되기도 하고
반대로 하루 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지거나 인생을 망치게도 된다.
그 정도가 너무 강하고 급해서 걱정이 될 때도 있다.
교육에도 연구에도 사실 시대를 반영하는 트랜드는 있기 마련이지만
우리나라는 특성상 열풍이 빠르게 지나가기도 한다.
현재 우리나라 교육의 거대한 흐름은 AI(Artificial Intelligence) 이다.
교과서 뿐만 아니라 관련 연수나 예산 지원 등 모두가 제목에 AI를 끼워넣지 않으면
일의 진행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여기 저기에서 들린다.
또 한 가지 이슈는 토론과 글쓰기와 교과간 협업과 융합 수업을 기반으로 하는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교육이다.
물론 이 두 가지 교육의 유행에는 시대적인 요구를 반영한 것이 제일 큰 이유이겠지만
사실 공교육에 적용하기에는 많은 예산 못지않게 운영할 교사가 없다는 현실적인 면이 존재한다.
그래서 발빠른 사교육 시장에서의 접근을 낳고 이것이 유행이 되어 열풍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 두 가지 패러다임 이전에는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s) 교육이 있었다.
우리나라는 여기에 STEAM(ART 영역을 더 추가하여) 교육이라 하여
한때 모든 학습 프로그램을 이 다섯가지 영역에 우겨넣으려는 무리수까지 두기도 했었다.
아직도 미국‧중국‧영국‧싱가포르 등 해외 주요 국가는
STEM교육을 기반으로 교육과정·제도·정책을 통해 창의적 융합인재 양성을 꾸준하게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STEAM 교육은 지나간 유행이 되어버린지 오래이다.
그런데 2월 교육청에서의 공문을 보면
재미있는 점이 발견된다.
나의 취미 중 한가지는 공문 살펴보기이다.
이제 그 취미 생활도 2월로 종료되겠지만...
물론 AI 와 미래교육을 표방하는 워크숍도 있지만
(이 분야는 거의 10년간 내가 계속해온 분야이므로 워크숍까지 갈 필요는 없어보인다.)
IB와 함께 슬며시 다시 살아나서
역주행을 준비하는 STEM 교사와 전문가 워크숍 공문이 보인다.
방학 중이고
신학기 준비중이거나 학교를 옮기는 등
교사와 학교가 가장 정신없는 이 시기에 말이다.
얼마 남지 않은 소중한 방학기간을 위하여
마지막 쉼을 즐기거나 개인적인 업무를 보느라 공문은 잘 보지 않는 이 시기에 말이다.
새 학년맞이 여러가지 야심찬 교육 프로그램도 공문으로 공지되고 있으나 효과가 얼마나 될는지 알수 없다.
차라리 이렇게 중요한 일들은
12월이나 3월에 안내가 이루어져야 더 확실할텐데 말이다.
아니다.
12월도 학기말 마무리라 바쁘고
3월은 신학기 업무로 정신이 하나도 없긴 하다.
사실 학교란 바쁘지 않은 시기가 없다.
그래서 방학이 없다면 사실 견뎌내기가 힘든 직업이다. 교사란...
다행히 퇴직 기념 모임이 없는 날에 두 가지 워크숍이 있다.
정년퇴직을 하지만 대학이나 관련 기관에서의 강의 등에는 많은 관심이 있는
그렇지만 한가한 나 같은 사람을 위한 워크숍이다. 아마 사람도 별로 없을 것이다.
예산은 많이 투여되고 특강 강사는 유명하다만...
나라도 가서 자리를 빛내주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참여 설문에 응답하였다.
마침 운영하는 장학사도 잘 알고 하니
인사도 할 겸 최신 트랜드 공부도 할 겸해서.
은퇴 후 내 명함에 나는 나를 과학(교육)커뮤니케이터라고 소개할 예정이다.
이제 교사는 아니니까...
그러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트랜드를 쫓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음 주 목, 금은 IB 와 STEM 연수를 들어보려 한다.
그리고 그것을 내가 이해한 바를 바탕으로
조금 더 쉽고 명확하게 정리하여
차이점과 차별화를 시키고 현장적용성을 높여보고자 한다.
이런 노력을 하는 나를 기다리는 교사와 학생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들은 그것을 배우고 정리할 시간이 없다.
그리고 이제야 고백하건대
나는 살면서 공부하는 것이 제일 쉬웠다.
공부는 하는 만큼 성적이 나오고 역량이 올라가더라.
삶의 다른 것들은 내가 노력한만큼 결과가 따라오지는 않더라.
참 안타까운 일이다.
(오늘의 그림은 내가 이뻐라하고 신기해하는 루꼴라꽃이다.
우아하고 얇고 아름답고 신비하기가 그지없다.
그런데 그 꽃 속에 그려진듯한 그 디자인의 공통점은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분명한 것은 대칭적인 도형 모습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분명 규칙성은 있을것이다.
이렇게 도처에 STEM 과 IB 교육의 소재는 널려있다.
알고 싶은 것이 있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명백한 증거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