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지않는 혼밥 요리사의 비밀레시피 156

기운 센 천하장사가 되고 싶다.

by 태생적 오지라퍼

올해 들어 처음 먹는 음식들을 기록해본다.

대부분 여름철 음식이다.

늘상 먹는 것이 아닌 음식은 계절 음식일 확률이 크거나

아니면 매우 비싼 음식이다.


먼저 작년부터 갑자기 입에 맞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 평양냉면이다.

분명 작년에는 평양냉면이 그냥 슴슴하면서 괜찮았다.

나의 입맛도 이제 조금은 세련된 경지에 다달았나보다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데 올해 두 번의 평양냉면 시도에서는 그렇지 않다.

달달한 함흥냉면식의 비빔냉면이 훨씬 나은 듯한 느낌이 다시 든다.

두 번의 시도를 한 평양냉면집이 별로였을수도 있다.

처음 방문한 곳인데 시스템과 위생 상태나 접대 방식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아서 맛도 느껴지지 않았을 수 있다.

맛이란 이렇게 주관적이며 주변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받는 것이니 정량적으로 나타내기는 쉽지 않다.

별표 다섯 개 중에 네 개 반 이런 식의 평가는 신뢰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다음 주 수요일 올해들어 삼 세번째 평양냉면집을 방문할 예정인데

<흑백요리사>에도 나오셨던 셰프가 하는 집이라 하니 기대를 조금은 하고 있다.

그리고 그날 함께 먹을 멤버가 좋다.

이번에도 아니면 평양냉면은 내 사전에서 접는 것으로 해야 할 듯 하다.


그 다음으로는 빙수이다.

여러 종류 빙수들은 대부분 과일이 들어가기도 하는데 나는 오리지널 팥빙수를 고수하는 편이다.

그리고 그 팥의 양은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아야하고

그 팥의 삶은 정도는 설익지도 푹 퍼지지도 않아야하니

참으로 손이 많이 가고 집에서 해먹기는 힘든 디저트이다.

지난번 북촌을 방문했을 때 서울에서 두 번째로 잘한다는 단팥죽을 파는 식당을 보고 혹하기는 했었는데

(겨울이라면 들어갔을 것이다만. 아버지가 좋아하셨다.)

오늘 세무서를 방문하여 3월에 신청한 개인사업체등록증을 받아오고

은행에서 기업형 새 계좌를 개설하고 오면서

(생각보다 쉬운게 아니더라. 할 일이 많더라.)

갑자기 더워진 날씨와 대기업의 횡포에 의한 분노 빠져서 지하철역 근처 오래된 맛집 빙수를 사가지고 왔다.

팥빙수는 얼음과 팥이 맛나야하는데 이 집은

두 가지 변인이 아주 조화롭게 반응하는

최적의 혼합물이다.

올해 첫 빙수인데 잘 먹었다.


들어오는 길에 새로 생긴 냉모밀집을 찜해두고 왔다.

벌써 외관이 맛집이다.

점점 더 더워서 입맛이 뚝 떨어질 때 가면 되겠다.

얼마전 어버이날 기념 식사로 아들과 함께한

녹찻물에 말아서 잘 구워진 보리굴비 얹어먹는 것도 나의 최애 여름 음식 중 하나이고

곧 여름 더위 맞이 대표 보양식인 삼계탕을 먹을 날이 가까워온다.(사실 반마리정도 밖에는 먹지 못한다.)

초계국수도 꽤 맛나던데 맛집을 찾아봐야겠다.

그리고 나의 최애 여름 음료인 미숫가루도 준비되어 있다.

여름에 입맛을 잃으면 기력이 떨어지고

것은 곧장 무기력증으로 이어진다는 무서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늙으면 더 하다.


오늘 저녁은 아들 녀석이 자신이 이사하는 날이라고 짜장면을 먹어야 한단다.

나는 탕수육 소자를 주문해달라했다.

그런데 아들 녀석은 내일 갑자기 생긴 지방 출장을

또 가야하고

짐은 이곳에 있으니 잠은 여기서 잘거라 한다.

그럼 오늘 이사한 주거형 오피스텔은 세컨하우스인 셈인가?

알 수 없다만 오늘 저녁은 나와 함께 밥을 먹어준다니 그것으로 만족한다.

올해 두번째인 짜장면에 파김치 올려서 잘 먹었다.

탕수육보다 짜장면이 나았다.

아들 녀석은 고춧가루를 뿌려먹었고

덥다고 올해 첫 에어컨을 틀었고

나는 작년에 학생들과 함께 간 서촌의 매운짜장면 맛집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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